당연한 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바꿔가며 만남을 이어가는 관계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한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연애가 가장 건전한 연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맞지도 않는 대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던 그 모습들도, 한번이라도 전화를 더욱 길게하고 있어 했었던 것들도 다 지나고보면 의미가 없었다. 아니 달리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않을 정도의 일이다.

낭만적이라고 말했던 일들은, 고생을 사서 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 때는 뭔가에 취해서, 무엇인가에 홀려서, 그저 재미있으니까, 그럴 때니까 끊임없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이것도 다 추억이지 한 마디에 모든 걸 상용시켜버린다.

어떠한 말로도 너를 대신할 수 없지만, 사랑 앞에 다정해지라는 말은 나도 모르는 새에 고개를 끄떡이게 만든다.

그건 누군가를 이성적 이끌림에 있어 현혹을 시킨다는 명목이 아니라 잘 대해주고 싶은 따뜻함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다정함이 아니라, 시간 지나서 생색을 낼 그런 다정함이 아니라, 그저 그런 마음이 문득 드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잘해주고 싶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려운 건 그걸 지속하는 것이다.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있어 나는 누군가는 주는 사람, 또 다른 누군가는 받는 사람이라고 정해두는 것이 싫었다. 말로는 하지 않아도 기류가 이상한 관계들이 보인다. 꾾임없이 주고 받는 관계 어쩌면 난 그런 걸 보면서 속으로 진절머리가 나 더 이상의 연애나 그런 것들에 있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 게 아닐까

물론 나도 이성을 좋아하는 마음이 동성을 좋아하는 마음보다 앞서있고, 나를 좋아해주는 마음 얼마나 고마운 마음인지도 알고 있다. 이성적 관계 발전이 없는 관계를 스스로 끊으면 주위에서 동성애자냐며 혹시 그런 쪽이냐며 말을 조심스레 건네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도 여자 좋아한다고 말을 하곤 하지만 때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며 우스갯소리로 상황을 모마하기도 했다.

아무쪼록, 각설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랑 앞에서 솔직하고 아름다워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바닥에 누워 한 구절을 노랫말을 들었는데 일순간 외롭다는 감정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왔다.

' 네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과연 네가 와줄까 '

나 또한 보고싶다는 말 한 마디조차 말을 꺼내기도, 상대방에게 전하지도 못하는데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