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해
쓰지 않으려 했던 소재를 갖고서 이야기를, 글을 풀어가는 건 언제나 힘들다. 행복에 관하여 쓰고 싶은 글들은 손에 꼽을 듯 없는데 우울과 불안에 관하여 글을 쓰라고 누군가가 만약 나에게 제안을 한다면 난 앉은자리에서 1시간 남짓한 시간에도 한 편의 글을 써낼 자신은 있다. 물론 내 성에 다 차지는 않겠지만 책상에 앉아서 급조한 듯 써낸 창작물에 만족을 한 아티스트는 단연코 한 명도 없을 거라 확신한다.
어찌 보면 난 행복하기 위해 사랑에 대한 글을 써내리고 해소하기 위해 불안에 대한 글을 쓰고, 순수 창작물로써는 쓰지 않은지 3여 년쯤 지난 것 같다. 단지 글이 좋아서라는 단순한 이유로 이곳에서 꾸준히 날짜에 맞춰 글만 발행하는 취미로써 행위에 대한 정의를 마무리 짓는 것이 제일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도피처였던 글로 뭔가를 하기 위해 발악하는 건 다른 진짜 노력하는 분들을 욕먹이게 하는 행동일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