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나는 무지개 같습니다.
알록달록 모든 색을 좋아하였고
다양한 색의 옷들이 모두 잘 어울렸습니다.
초등학생 때의 나는 핑크색 같습니다.
나의 취향은 엄마였고 엄마의 색이 제일 예뻤습니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칠해주었습니다.
중학생 때의 나는 노란색 같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감정이 수시로 변했습니다.
밝아 보이기 위해 애쓰며 어두워지지 않게 계속 불을 켜두었습니다.
고등학생 때의 나는 검은색 같습니다.
날씬해 보이고 싶었고,
집에서 보내는 평온한 밤이 제일 좋았습니다.
지금의 나는 베이지색이 되고 싶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으며 화려하진 않지만 칙칙하지 않고 적당히 편안하고 온기가 느껴지는,
딱 그 정도의 색감을 지닌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만의 색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베이지색 옷을 꺼내 입습니다.
“오늘 입은 베이지색이 참 잘 어울려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