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보풀 같던 걱정이 자꾸만 커져갑니다.
예민한 보풀, 불안한 보풀, 걱정되는 보풀들이 모여서
뾰족하고 날카로운 모양으로 변해갑니다.
나는 세모 같습니다.
마른 생각과 좁은 마음이 자꾸만 뾰족해집니다.
날카로운 모서리로 혹시나 다른 사람이 다칠까 봐
나를 해칠까 봐 걱정되어 동글동글 한 귀여운 동그라미가 되려고 누가 봐도 예쁜 꽃 모양이 되려고
그런 척해보려고 노력해 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냥 세모로 살아야겠습니다.
다른 모양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보풀들을 더 모아서 위험한 모서리 부분에 조금 더 살을 붙여주고 다듬어서 이상하고 폭신한 모양의 세모로 살아야겠습니다.
걱정이 많은 건 마음이 여려서
생각이 많은 건 생각이 깊어서
예민한 건 섬세해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해 주며
사람은 다 같은 모양일 수 없다고 인정하며
그냥 세모로 살아야겠습니다.
세모도 썩 괜찮은 멋진 모양인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