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손도 참 예쁘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집안에서 유독 하얀 피부를 가진 저의 손을 만지며
새카맣게 타버린 자신의 손을 번갈아봅니다.
“엄마 손도 엄마 얼굴도 전부 다 예뻐요.”
라고 말해주면 엄마는 거울을 꺼내 자신의 모습을 들
여다봅니다.
“피부가 까맣게 타서 하나도 안 예뻐. 언제 이렇게 늙었나 몰라.”
라고 말하며 거울을 다시 가방 속에 집어넣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게 많았고
자기 자신은 늘 마지막이었던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이미 새카맣게 타버렸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까만 손 덕에
제가 이렇게 하얀 손으로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까만 마음 덕에
제가 이렇게 하얀 세상에서 숨 쉬며 살아있습니다.
나에게 당신은 손도 마음도 얼굴도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