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 말고 5살이 된 조카가 묻습니다.
“고모는 이름이 뭐야?”
조금씩 말을 하더니 이제는 이름을 묻습니다.
감격한 마음으로 30분 동안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알려주었습니다.
“고모 이름은 사실... 고모야”
받침이 많은 이름이 잘못입니다.
조금 더 자라면 다시 이름을 알려줄 날들을 상상하며
귀여운 볼을 쓰다듬어줍니다.
맛있게 같이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빠에게서 영상통화가 옵니다.
헤어진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받아보니 조카가 스케치북을 들고 울고 있습니다.
“고모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서 내가 고모 그렸어.”
스케치북을 보니 알록달록 무지개 원피스를 입은 여자 한 명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오늘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조카에겐 무지갯빛으로 보였나 봅니다.
예쁜 눈을 가진 아이
순수한 마음을 지닌 아이
스케치북 속 여자가 빛나고 예뻐서
조카의 마음이 여리고 따뜻해서
무지갯빛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