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다주택자가 되었다.
29살 미혼인 나의 딸이 생애 최초로 본인 명의로 된 30평 집을 가졌다.
서울 상암동과 인접한 고양시에 주소를 둔 집이다.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를 했다고 한다.
그 중 한 친구가 "우리 나이에 대출을 받아서 엄마의 도움으로 집을 가진다는 건 반칙이다" 라고 말했다고 했다.
"엄마, 우리는 반칙을 한건가?" 라고 물었다.
"딸아, 국가는 너의 대출 이자를 낼 수 있는 능력을 믿고 대출을 해 줬고, 공인중개사에 의뢰하여 주택매입을 했고, 주택취득자금조달 계획서도 제출했고, 이와 관련된 세금도 다 냈단다. 반칙이 아니라는 얘기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자녀들의 집은 그들이 한푼 두푼 모아서 대출없이 완벽하게 본인의 돈으로 집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정의롭다고 했다.
어느 날, 그녀의 딸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전셋집을 구하러 갔는데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물도 없더라는 것이다.
"미니야, 다주택자들이 집을 다 가져서 매물이 없고 어쩌다 있어도 너무 비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친구야, 다주택자들이 그 집에 다 거주하지는 않는단다. 필요한 집 한 두채만 이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하지, 그 임대로 나온 집을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을 하기도 하고, 물론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은 세입자 관리하기가 부담스러워 공실로 두는 사례도 있긴 하다만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생각해보려무나".
나의 시누이 부부는 공무원으로 퇴직을 했다.
한분은 4급으로 한분을 5급으로 그리고 공무원 연금을 손대지 않았을 때 퇴직을 한 상태라 충분한 노후생활이 가능하여 따로 노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국민연금으로 노후생활을 해야 하는 일반인들의 사정을 모르는 듯 했다.
"올케야, 국민연금도 있고 개인연금도 있으면서 뭐하러 노후대책용(월세)으로 집을 또 사고 그러냐, 투기꾼들이나 하는 일이구만" 이라고 말했다.
"형님, 노후대책용으로 집을 사고, 두 아이들에게 거주할 집을 안내한 것이 투기꾼이고 범죄자라면, 저는 그러한 거친 이름을 기꺼이 받겠습니다."
내 딸에게 반칙이라고 말하던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내 딸이 살고 있는 집을 대출을 받아서 사고 싶으니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왔다고 한다.
반칙이 묻어 있는 집인데 사고 싶을까?
내 친한 친구는 그녀의 딸이 직장과 거리가 먼곳 원룸에 불편하게 살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여의도 가까이 싸고 넓고 집값도 상승할 만한 집 좀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러한 집은 정의롭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가지고 있을텐데 그들에게 부탁해보는게 어떨까?
나의 시누이는 예전에 살던 집이 재개발이 되어 입주할때가 되었는데 아들에게 주고 싶다. 그런데 증여세가 너무 많아서 이리저리 알아봐도 원하는 답이 안나오네 어쩌면 좋냐? 라고 말했다.
나같은 투기꾼?도 주택관련 세금을 낼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탈세나 탈루를 한적이 없다. 그런 방법도 모르고 안다해도 겁나서 못한다. 잡혀갈까봐 ㅎ
나는 남편이 은퇴를 한 이후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고 시골 주택을 샀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오래된 13평 아파트를 샀다.
시골 주택을 살때 주위 사람들은 말렸다.
이유인 즉슨 나중에 팔기가 어렵고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필요에 따라 집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한다.
시골집을 살때 집값상승은 물론 나중에 쉽게 팔수 없을거라는건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골집을 샀다.
나는 시골생활을 너무 하고 싶으니까.
나는 그렇다치고 남편의 마음까지는 다 모른다.
그래서 13평 낡은 아파트를 비상용으로 사 두었다.
언젠가 우리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마음이 변하면 아파트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투자자도 못되고 투기꾼도 아니다.
그저 길을 지나다가 필요한 옷이 눈에 보이면 사는것처럼 그렇게 집을 샀다.
물론 내가 산 집들이 가격이 상승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전혀 안한건 아니지만, 우리 가족이 남의 집에서 불편하게 사는건 싫다.
이것이 내가 집을 사는 이유의 전부다.
부동산 전문가 정태익 대표는 '투자자는 외로움이라는 세금을 낸다' 라고 말했다.
집값이 내리면 내리는대로, 상승하면 상승하는대로 어떤 비난이든 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보다 세금은 더 많이 내고 있다.
외로움이 덕지덕지 붙은 그럼 세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