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겠다고 했다.
가족도, 친구들도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은 표정이었다.
그래도 “어어.. 그래! 열심히 해봐”라고 해줘서 다행이지…
“네가 뭐라고 책을 써?”라고 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참 다행이다.
다짐이랑 계획은 참 잘하지만 항상 끈기가 부족했다.
이번에도 의욕 넘치게 시작한 책 쓰기라는 목표를 완주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이 결심을 놓지 않도록 여기저기 말해 놓았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또 포기해버릴지도 몰라서.
브런치에도 기록한다.
일단 내가 가진 이야깃거리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어느 한 분야에서 남들에게 비법을 전수할 만큼 전문가가 되었는가? -> 아니오
유명한 인물이라 내 일상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가? -> 아니오
글쓰기를 전공했고, 글솜씨가 좋아서 많이 읽힐 자신이 있는가? -> 아니오
책을 쓰고 싶다고는 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내용으로 책을 썼는지
예스 24와 밀리의 서재를 미친 듯이 뒤져보았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쓴 글을 찾지 못해 용기가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소설을 쓸 만큼 비상한 창의력을 가지지도 못했다.
에세이를 쓰자니 그 누구도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의 일상이나 과거를 궁금해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이미 책을 써본 사람들은 누군가 읽을만한 글을 쓰라고들 하는데,,
유명인도 아닌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쓴 글을 누가 읽어..? 쓰지 말라는 건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