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後漢) 시대, 환관들이 판치며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권력을 쥐고 흔들던 시절, 소금 같은 관리 ‘양진(楊震)’이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양진이 그의 능력을 인정해서 무재(茂才)로 천거해 준 창읍 현령 왕밀(王密)이 찾아와, 보답으로 황금 열량을 꺼내 양진의 무릎 위에 얹어 놓았습니다. 양진은 “나에 대한 보은이라면 직책에 충실하여 더욱 영전하라”고 했으나, 왕밀은 자기 성의라며, ‘깊은 밤중이라 저와 태수님 외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暮夜無知), 그냥 옛정으로 올리는 것이니 너그러이 받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양진은 “아무도 모르다니 그게 무슨 소리 인기?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내가 알고(我知) 또 자네가 알고(子知) 있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라며 엄히 꾸짖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조각가인 피디아스(Phidias BC490-BC430)의 사례도 있습니다.
그는 이집트에서 발견한 황금분할(Golden Ration)을 조각에 원용하여 올림피아 신전의 제우스 상, 파르테논 신전의 아테네 여신상, 에베소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제작한 탁월한 조작가입니다.
피디아스가 조각한 제우스 상은 높이가 12M에 달하는 거대한 석상인데, 피디아스는 이 석상을 조각하면서 제우스 상의 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정성을 기울여 조각한 모양입니다. 워낙 심혈을 기울려 한올한올 조각하다보니 제자들이 불평합니다.
“선생님, 12M의 높이의 석상입니다. 그리고 일단 신전 안에 세워 놓으면 그 누구도 제우스 상의 뒤 머리카락을 볼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충 하시지요”
그 말을 듣고 피디아스는 “제우스 상의 뒤 머리카락이 없다는 사실은 첫째로 내가 알고, 둘째로 자네들이 알고, 셋째로 역사가 알고 평가할 것이네!”라며, 한올 한올 정성껏 다듬고 조각하여 올림퍼스 신전에 앉혔습니다.
뜻이 반듯한 사람의 말과 행동은 그것이 무슨 일이건, 남들이 보지 않은 곳에서도 정도를 지키고 지극 정성으로 살피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속이지 않지만, 자신을 속이는 자는 그 누구든 속이는 법입니다.
거짓말을 일삼는 자를 경계하고 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