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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윗 Jan 09. 2024

아빠는 죄인

     

       바오바브나무 고장인 무룬다바에서 돌아오는 길은 더 멀게 느껴졌다. 쉬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었지만 피로만 잔뜩 안고 돌아왔다.

너를 위한 여행이었건만 너를 더 힘들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슬펐다.



아빠는 너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너를 잘 돌보지 못하고 너를 더 사랑하지 못해서 네가 아픈 것은 아닌지 아빠는 스스로가 늘 죄인이 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어떤 일을 하든 너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나면 도리어 너를 힘들게 한 것만 같아 늘 후회를 한다.


이번 여행만 해도 너무나도 거친 먼 길을 무모하게 다녀오는 바람에 도리어 네가 다시 악화된 것이 아닌가 아빠는 되네인다.


골프장 위로 하루에 몇 차례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너무나도 먼 곳 아프리카에 와 있는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빠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린 너희들을 데리고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험난한 시련을 이겨 내어 보자고 꿈을 안고 왔지만 여기 아프리카는 너무나도 열악하고 너무나도 멀다.


딸이 다섯이나 있는 아빠는 너희들을 생각할 때마다 아빠는 너무나도 부족해서 가슴이 시린다.


내가 널 가장 사랑하는 딸이라고 아빠는 자주 말했다.


너는 아픈 딸이고 병을 짊어지고 있는 네가 너무 힘들어 보여 아빠는 너를 가장 사랑하는 것 같다.

너의 고통이 너무나도 커서 아빠는 널 한시도 놓을 수가 없어 그것이 아빠에게도 병이 되어 널 가장 사랑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


이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는데 여기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이루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린 꿈을 가지고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운명과 싸웠다.

아빠는 너희들과 좁은 방에서 함께 지냈고 너희들을 위해 원 없이 요리를 했다.

무엇이든지 잘 먹는 너희들을 보며 아빠는 행복했다.


행복한 사람은 인생의 씨름에서 승리하리라 아빠는 믿는다.


너희들의 행복이 아빠의 목표이다.

아빠는 끝까지 너희들을 지키며 끊임없이 달려갈 것이다.


너희들이 있어 아빠는 행복한 사람이다.


너는 날마다 더 건강해질 것이고 네 얼굴의 웃음꽃은 날마다 예쁜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그래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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