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우리나라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늘 여름철 같은 아프리카에서 지내다 온 우리에게 이곳은 추위만큼이나 우리가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다.
겨울이 아름다운 것은 이어서 다가오는 봄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 반가운 것은 곧이어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의 들판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맞닥뜨려 싸워야 할 너의 아픔이 우리 가족에게 찾아왔다.
어김없이 계절이 찾아오듯 너를 괴롭히는 질병이 우리 가족을 긴장으로 이끈다.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너는 아픈 것뿐이다.
지체장애자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감기환자의 기침이 의지를 벗어나듯 너 또한 상처 입은 뇌로 인해 너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닐 뿐이다.
단지 그 모습에 아빠는 네가 너무나도 불쌍하고 너의 고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너의 아빠인 나 자신에게 미치도록 화가 날 뿐이다.
당장 한국에 오니 골프연습이 어렵다. 매일 라운딩을 하고 연습장에서 다시 샷을 가다듬던 아프리카와는 비교해서는 안되지만 여기에선 하루동안 연습장에서 두어 시간 공을 치는 게 전부다.
힘들었지만 아프리카에서 흘렸던 너의 땀방울이 우리 인생에 의미는 있겠지.
너를 사랑한다는 말이 이렇게도 힘을 잃으니 아빠는 슬프구나.
사랑한다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