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그리고 이야기
남의 삶은 다 보이는데
내 삶은 보이지 않네
남의 죽음은 다 보이는데
내 죽음은 보이지 않네
그것 참 남의 허물은 다 보이는데
내 허물은 보이지 않네
민들레꽃이 노랗게 피었다. 습관처럼, 꽃씨가 동그랗게 나풀나풀 보이면 입김으로 '후'하고 불어버린 기억이 있다. 자연스럽게 바람에 흩날려서 멀리멀리 여행하게 둘걸, 바라만 볼 것을, 미안한 일이 돼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 언니의 프로 필에 노란 민들레 꽃이 활짝 펴 있다. 겨울 내내, 뒷동산에 올랐다가 팔을 겹질려서 고생하며 지내셨는데, 봄을 느끼고 오셨음이 반가웠다.
전화로 봄꽃 이야기를 나누며 안부를 전했다. '노란 나비가 나풀거려 사진 찍으려는데 날아가 버려서 못 찍었네'라고 아쉬워하셨다.
"허물"이란 시는 지난 12월에 인제 백담사에 방문했을 때 만난 시다. 언니가 절에 봉사를 다니시던 모습이 있어서 그런지 언니에게 보여주고픈 생각을 담아서 사진에 담아왔었다.
언니는 스무 살 시절에, 진달래가 지고 난 뒤 피는 "철쭉꽃"처럼 피부가 고운 아가씨였다. 봄에 철쭉이 피면 언니를 보는 것 같아서 사진에 담곤 했다. 진분홍 빛에 주변도 화려해지는 마법 같은 꽃이리라. 꽃이 언니와 많이 닮았다. 진달래가 지금 피는 중이라 철쭉은 아직 볼 수 없음이 아쉽다.
산책길에 다람쥐, 청설무, 예쁜 꽃을 보면 혼잣말을 건넨단다. 나와 어찌나 닮았던지 '똑같다' 맞장구를 치곤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안 그런 척하는데, 내가 언니를 닮아가나 보다.
통화한 지 며칠이 지났다. '어머! 미쳤나 봐 벚꽃이 벌써 피었어!' 스타벅스에서 카페라테 한잔 손에 들고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왔단다. '공원이야! 예쁜 강아지들이 엄청 많네.' 하시곤, 아주 작은 보라색 꽃을 사진에 담으면서 했던 말이란다, '어머, 너도 나처럼 작구나! '하셨단다.
노란 민들레가 많이 피었다고 올망졸망, 우리 형제들 같다고, 꽃 이야기하다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라디오를 듣는데, 이문세 디제가 밤에 보는 벚꽃이 예쁘다고, 오롯이 벚꽃만 보인다'라고 했더란다. 밤에 다시 나와서 벚꽃 봐야겠네! 하셨다.
벚꽃들이 팝콘처럼 펑펑 터지려 "준비 땅" 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니와 전화로 벚꽃, 민들레꽃, 자세히 보아야 예쁜 걸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꽃 이야기까지, 봄이 와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노란 나비들이 훨훨 나르는 날에 언니와 카페라테 한잔 하는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