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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서방 Jun 08. 2024

[군생활 잘하기] 군가족 인터뷰(3)

군 복지는 어땠어요?

[군생활 잘하기]라는 주제로 여러 내용을 연재해 오고 있다. 벌써 20개가 훌쩍 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오고 있다. 군인의 성장부터 성공과 실패 지점 그리고 위탁교육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직업군인은 본인이 선택한 직업이라지만,
군 가족은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까?


아래는 그 두 번째 질문인 “군인의 복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군 가족으로 살며 좋았던 점"에 내가 직업군인이던 시절 배우자의 답변이다.




한국 군인의 복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 : "앞선 질문에 미군의 복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한국 군인도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참 많죠. 관사 제공이라던지, 복지마트, 복지시설 등이 있는데, 저희 부부에게는 관사라는 복지 혜택이 결혼을 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복지혜택이에요."


부산 광안 아라빌 내부


아내는 가장 먼저 관사와 복지마트에 대해 언급했다. 관사는 직업군인의 최소한의 생활 여건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좋은 혜택이다. 다만, 현재 운영되거나 제공되는 관사는 20년은 기본, 30년이 넘어가며 지나치게 낡았다는 게 문제다.

아내 : "당시에는 당연하게 제공되는 ‘집’이라 이 혜택이 정말 큰 혜택 중 하나다!라고 느끼지 못했는데, 주변 친구들, 지인들의 결혼 준비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집’이더라고요. 현재 남편이 전역을 하게 되면서 전셋집을 구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집을 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머리 아픈 일이고 고된 일이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관사는 전세사기 걱정도 안 해도 되고, 하자보수 문제도 생각 안 해도 되고 얼마나 편하게 살았는지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편하게 잘 살게 해 준 군에게 감사합니다"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같은 세상에 주거에 대한 고민을 덜해도 되는 점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나에게 썩 괜찮은 주거 공간을 제공해 준 해군 덕분에 결혼 후 6년여 시간 동안 집에 대해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다음으로 아내에게 군 가족으로 살아가며 좋았던 건 있는지 물었다.

아내 : "이 질문의 답은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실은 군가족으로 살면서 이동하고 이사하는 게 좋았습니다."

'이사가 좋았다'구요??? 7년간 7번의 단독이사, 3번의 가족 이사를 거치며 관사 입주/퇴거 시에 맘고생 했던 나로서는 이사라면 치를 떤다. 아내도 스트레스를 받았을텐데, 그 시간을 돌아보고 오히려 좋았다는 아내의 해맑은 대답에 약간 힘이 풀렸다.



아내 : "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일로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살면서, 초등학교도 3군데를 나왔어요. 대학도 남들과 좀 다르게 외국으로 대학을 가겠다 선언하며 외국에도 살고 고향인 울산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도 이동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아내와 나, 둘은 역마살이 가득한 사람이다. 늘 새로운걸 보고 여행하는걸 좋아하는게 참 닯았다.


아내 : "그래서 그런지 남편의 직업의 특성상 옮겨 다니는 것이 낯설지 많은 않았어요. 매번 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집을 재밌게 꾸며보는 것도 재밌었고, 남편한테도 항상 “내가 언제 또 부산을 살아보겠어! 제주를 살아보겠어!”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지나간 고통은 잊는건지, 인테리어와 이삿짐 싸기에 고민고민하던 아내가 "오히려 좋아~" 라는 태도를 보여줘서 다행이다. 이러니 함께 있으면 나도 낙관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아내 : "태어나서 진해라는 곳은 가볼 일이 없었는데 남편 덕분에 가보기도 하고 포승이나 영암이라는 지역은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알고 있다는 사실도 너무 재밌고, ‘혹시 3함대로 발령이 나면 영암에서는 어떻게 살지? 영암이 고구마가 유명하다던데 고구마농장 뚫어서 판매해 볼까?’ 엉뚱한 생각하는 것도 재밌었거든요. 저는 솔직히 발령지 다 살아보고 싶었어요"


비록 아내의 소망처럼 발령지에 모두 살게 해주지는 못했지만, 포승부터 부산, 서귀포까지 아내와 함께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인연을 맞이했다. 제주도에서는 봄철에 함께 고사리를 꺾으러 다닌 제주도 토박이도 있었고, 부산에서 서로 집에 초대하며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눈 선배 부부도 소중한 인연으로 남아있다.



군 가족의 어려운 생활 패턴과 달리 이런 소소한 행복을 찾아낸 아내의 긍정적인 태도에 감사하는 바이다. 다음주는 마지막으로 급여를 비롯한 남은 이야기를 정리해보려한다.


국방에 종사하는 직업군인만큼 그 가족들도 함께 희생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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