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면접, 듣기만 해도 막막하다면?
면접 중 가장 난해했던 건 아마 PT면접이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면접관에게 특정 주제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짧은 시간에 발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기 때문이다.
초중고, 그리고 대학생과 군대(군 간부라면)까지 이르면서 브리핑이나 발표할 기회가 많았던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성격 자체가 나서는 걸 꺼려하고, 꼭 해야 하거나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만 나서는 편이다. 그래서 면접 자체도 부담스러웠는데, PT까지 하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별한 공략방법이 있을 것 같지만, 면접 합격한 동기들에게 물아보니 서로의 전략이 모두 달랐다. 다만, 면접위원에게 밉보이지 않는 방법은 공통적으로 있었다.
* 결과적으로 필자 또한 PT면접을 그리 잘 보지 않았는데, 떨어지지 않았다.
입사 동기들을 통해 취합한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 정답은 있다.
내가 본시험은 질문이 사전공개 되지 않았고 즉석에서 시간만 주어졌다. 운이 좋게도 여러 번 질문을 곱씹으며 다시 보기를 반복하니 질문에서 정답이 보였다. 면접의 첫 시작에서 정답을 한 문장으로 두괄식으로 던지고 나니, 면접위원이 앞에 놓인 채점표로 시선을 옮기는 걸 알 수 있었다. 맞췄다는 시그널이리라 생각하고 뒷 내용을 더 편하게 발표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유도되는 답이 하나 있기 마련이나, 여유가 있다면 우문현답을 제시해도 좋다. 회사에 대해 충분히 공부했거나 최근 읽은 경제 지식을 활용하면 좋다.
* 다만, 혼자만 아는 외국 사례를 나열할 때면 추가 질문이나 논리에서 공격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 생각의 구조화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 아마 PT면접을 보는 이유와도 맞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와 조직에서 구조화되지 않은 논리는 들어볼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러니 이 부분은 꾸준히 연습해 봐도 좋다.
나는 두괄식으로, what-why-how로 주로 구조화하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했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두괄식)
오늘 점심은 짜장면을 먹을 것입니다
이삿날이고, 지금 너무 배 고프기 때문에.
그래서 집 앞 중국집을 예약하겠습니다
3. 장표는 심플하게
구조화된 생각은 말보다 ppt 장표로 잘 드러난다. 나는 장표를 딱 3장만 만들었다. 세부 구성은 다음과 같다.
1p : 배경설명(질문 및 지문 복붙) & what
2p : why
3p : how
사실상 면접도 경쟁이지만, 무리해서 어렵고 대단한 걸 보여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산만하고 화려한 정답 보여주기보다, 담백하면서도 핵심만 전달하면 실패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리하면,
PT면접은 군에서 하는 브리핑이나 대학 과제와는 사뭇 다르다. 정답이 정해져 있고 이에 대한 논리적 접근법을 요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기 위한 생각의 구조화를 보여주기 위해 what-why-how 세 가지를 중점으로 발표하면 된다. 길게 할 필요도 없이 해야 할 말만 자신 있게 전달하면 끝이다. 장황하게 도표를 인용할 필요도 없고, 모든 수치를 외울 필요도 없다. 모든 내용을 장표 2-3장에 담아내 준비를 끝낼 수도 있다.
물론 기업마다 사전에 주제를 공개하는 곳도 있지만, 그렇다고 원리가 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면접관은 결국 눈앞에 놓여있는 ‘채점표’를 수월하게 채워나갈 수 있게 포인트를 주는 면접자가 고마울 것이다.
가령 채점표 항목으로 의사소통능력, 논리력, 성장가능성, 직무지식, 문제해결능력 같은 것들을 평가한다. 그러니 이에 적합한 이유와 소스를 던져주면 좋다. 말을 할 때도 이렇게 직설적으로 던져도 무방하다.
이 문제해결에 (해결책)이 중요합니다
논리적으로 (원인)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멘트를 들을 때 면접위원의 펜은 자연스레 ‘문제해결력’이나 ‘논리력’ 위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