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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둘레길 3코스

마녀 아줌마의 세상

by Stella

나에게 걷기란 운동 + 명상, 즉 몸과 마음의 힐링을 의미하며, 특히 명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가만히 앉아 명상하는 건 너무 지루하고 잡다한 생각이 더 많이 나서 포기했고, 걸으면서도 가끔 여러가지 생각이 나긴 대부분 자신의 호흡과 움직이는 근육에 집중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명상 아닐까? 몸을 움직이면서 머리는 멍때리기를 하는 거다.


지난 이틀동안 서식지에서 꼬물꼬물 그림을 그린 후, 이렇게 날씨가 유난히 좋은 날에는 당연히 나가서 광합성을 해야 하고, 서울둘레길 3코스 화랑대역~상계동 철쭉동산(당고개역)이 선택됐다. 공식적으로는 당고개역 방향에서 시작하게 되어 있으나, 아침에 걸을 때는 해를 등지고 걷는 방향이 좋아서 반대로 걸었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아래 왼쪽 사진처럼 경춘선 숲길이 있다. 출구에서 나온 방향 그대로 직진하다 화랑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왼쪽 방향, 원자력병원 방향으로 걸어가면 되고, 병원 맞은편 쪽으로 백세문이 있는데 거기가 시작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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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무데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그림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화랑대역 근처가 그렇게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불과 십오분 만에 이런 오솔길이 나타난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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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둘레길에서는 주로 서울둘레길과 불암상 정상 방향 표지판을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다.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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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사진도 마찬가지지만 숲에서 사진을 찍으면 거의 비슷비슷하게 보이고, 둘레길 특성상 정비한 방식이 비슷하다보니 계단 모양도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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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 사진은 불암산 정상과 둘레길이 갈라지는 지점의 표지판이다. 여기서 선택을 잘 해야한다. 원래부터 둘레길 3코스를 걷기로 했고, 불암산이 아주 가파르진 않지만 만만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므로 일단 둘레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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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둘레길도 만만치 않았다. 중급 코스라고 분류된데에는 이유가 있는 듯. 트레킹 여행상품 가운데 중(하) 정도의 난위도는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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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은 공룡바위. 더 지나가면 테니스장이 나오는데 잉, 이건 또 뭐지? 바로 옆에 아래 오른쪽 사진같은 엄청 큰 바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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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는 불암산 힐링타운과 전망대도 지나가는데, 거기는 여러번 가보기도 했으므로 패스하고 그냥 계속 갔다. 그런데 그 지점부터 발 아래 밟히는 돌이 더 많아지고 걷기에 아주 편한 길은 아니었다. 수락산이 가까와서 그런 걸까? 어쨌든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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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약 7킬로를 걸어서 상계나들이철쭉동산에 도착. 지금은 철쭉이가 모두 진 상태가 꽃은 볼 수 없었지만 그곳 쉼터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졌다. 더 신기한 건, 아파트와 빌라가 밀집한 주거지 바로 옆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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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2코스와 3코스가 나뉘는 지점. 홈페이지의 분류에 의하면, 1코스와 2코스는 난위도 최상이므로 마음먹고 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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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이라고 만만한 게 아니다. 특히 나같은 초보자는 등산화는 필수이고, 스틱도 만약을 위해 가지고 다니는 게 좋다. 그래도 군데군데 쉼터가 있고, 깨끗하게 관리된 화장실이 있어서 정말 편하게 다녀왔다.


참, 근데 왜 산에 와서 라디오 음악을 크게 틀면서 다니고, 시끄러운 정치토론 프로그램을 이어폰도 없이 듣는지 이해가 안된다. 산에는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려고 오는 게 아닌지? 만약 듣고 싶으면 이어폰끼고 혼자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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