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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Jun 15. 2024

"인생 참 쓰다 써"

잘 자라기도 힘들다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초등학교 5학년 둘째 딸은

27kg에 135cm 키, 예민한 후각을 가졌다.

아침엔 김치 냄새를 못 맡는다.

요즘 들어 “힘들어”을 입에 달고 살기에

기초체력과 소화 기능,

장에 살고 있는 균의 중요성,

우리가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면 그건 장 건강의 적신호일지 모른다며

올바른 식습관에 대해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잠잠히 듣고 있던 딸은

"잘 자라기도 힘드네... 힘들어... 인생 참 쓰다 써”

하는 것이 아닌가..


3시가 안 된 시간, 일찍 들어온 남편은

세탁 바구니가 세탁실 위에 떡하니

놓여 있는데 양말을 벗어 바구니에 넣지 않고

바닥에 매번 놓아두길래 그냥 보고 있다가

바닥에 주지 말고

세탁기 위 바구니에 넣어 주라 했다.

가만히 내 말을 듣고 있던 남편은

“왜... 인생이 바닥이라 바닥이 편하다”하는 것이

아닌가..


조조조조조조조

조둥이


나 또한 인생의 떨떠름한 맛을 느끼며

인생이 쓴 둘째 딸 한약을 주문하고

남편의 바닥 같은 인생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체육센터에서  고독한 헬스를 마치고

나올 때 들려오던 신나는 음악소리

문 틈으로 살짝 엿봤던 월화수목금

주 5일 댄스!

댄스를 배워야겠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다.


리듬을 타며  춤추고 싶다.


인생이 바닥을 치고

무진장 쓰더라고

나는 한 스텝  내딛으리라!





토닥 한 줄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ㅡ드니스 레버토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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