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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시작했다.

by 송대근

운이 좋게도, 우리 배엔 골프연습장이 있다.


때마침 선장님이 골프를 치시기에 한 수 가르침을 받기로 해서, 맹연습 중이다.


손에 굳은살도 박이고, 채도 부러지는 둥 상황이 양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취미를 붙인 운동인지라 매일 하고 있다.


문제는 손가락과 전신의 통증이다.


아무래도 쓰지 않던 근육들을 쓰다 보니, 매일 아침이면 몸살이 난 듯 괴로운데, 이런 상황에서 술까지 마신다면?


염증은 몸의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운동 중 부상을 초래한 뿐이다.




일은 꽤 외롭지만 그런대로 할만하다. 배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배이기도 하고, 본래 내 직책보다 쉬운 업무를 맡고 있다.


마실 다니듯이 혼자 돌아다니며, 고장 난 기계들을 고치다 보면 하루가 끝난다.


오늘은 지나가다 이등기관사들이 발전기 정비하는 것도 도와주었다. 물론 내 일도 다 끝냈다.


저녁 먹고 나서는 또다시 골프레슨.


원래 운동은 싫어했기도 하고, 또 술을 마셨더라면 숙취가 있을 정도로 진탕 마시기에, 시도하기도 어려웠을 운동.


특히나 골프는 전신운동인 데다가 해볼수록 평형감각 및 집중력이 요구되는 멘탈싸움인지라 더더욱 술을 마셔서는 못할 운동이라 생각되었다.


술을 마시면 뇌가 이상해진다. 참을성이 없고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고...


재미있는 취미생활을 위해서라도, 술을 끊을 이유가 하나 더 늘은 나날이다.


단순히 건강을 위한다는 결심으로는 오래 유지하기 어려웠던 금주. 이번엔 골프를 하기 위해서 금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와는 인연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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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