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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세대가 다르다.

나이가 다르니 세대가 달라지고 돈을 버는 방법이 새롭다.

며칠 전, 만 6살(9월에 만 7살이 됩니다.) 막내아들이 저를 찾습니다. 아직도 아기 같은 낭랑한 목소리를 소유한 막내아들이 그 낭창낭창 귀여운 목소리로 저에게 말합니다.


"엄마, 나는 유튜브로 돈을 벌 거예요. 비디오를 찍어서 올려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황당했습니다.

이런 말은 어디서 들었을까요?


그러더니만, 방에 가서 책 한 권을 들고 쫄래쫄래 제 옆에 섭니다.

"엄마, 이걸 읽을 테니 비디오로 찍고 엄마 유튜브에 올려주세요."


들고 온 책을 보니 이야기가 긴 책입니다.

"훈아, 짧은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그렇게 선택한 책은 이곳 아이들에게 참 유명한 베스트셀러

"An Elephant & Piggie book" 시리즈 중 한편이었습니다.


그림이 단순하면서도 크고, 글은 아주 짧은 이야기. 그리고 반복되는 단어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읽게끔 도와주는 책. 반복해서 읽은 단어는 머릿속에 박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한국말처럼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서 단어를 읽고 글을 읽는 언어가 아닌 영어는, 단어를 보고 소리를 낼 때 법칙이 아주 많아서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참 어려워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책들이 처음 영어를 배우는 유치원생 아이들의 필수 독서처럼 인기도 있고 좋은 책이랍니다.


그렇게 우리 집 막둥이는 돈을 번다는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도 읽고, 오늘도 읽고, 내일도 읽듯이 매일 비디오를 찍어달라는 막내 동생을 보며 큰 딸이 "또 읽어?"라고 핀잔 섞인 억양으로 물어보자,

누나를 향해 대답하는 막내.

"어떤 날은 못 읽을 수도 있는데, 가능하면 매일 읽을 거야."


대답을 듣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또 웃음이 납니다.

이제 1학년을 마치고 9월부터 2학년을 시작하는 막내가 아직도 마냥 아기처럼 보이는 엄마에게 들리는 대화는 전혀 아기의 대화 내용이 아니기에 가끔 충격을 받고 헛웃음이 나곤 하거든요.


어릴 적,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싶었던 저의 꿈들이, 제 아이들이 생각하는 방법과는 참 달라졌습니다.

나이가 다르니 저도 아이들과 세대차이를 확실히 느끼는 거 같습니다.


며칠 전, 본 기사에서 요즘 중학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코인을 산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매일마다 로그인을 하고 다단계처럼 추천인을 추가하면 적립 속도가 빠르다는...

이해 안 되면서 참 이해되는 내용을 보며 요즘은 돈 버는 방법이 참 다양하다 생각했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이 세상이 한 손에 보이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돈 버는 방법도 신비롭기만 하네요.


형아랑 놀던 막내가 갑자기 저에게 쪼르르 달려옵니다.

찍어놓은 비디오는 간단하게 편집을 해서 이미 유튜브에 올리고 난 후였습니다.


"엄마 유튜브에서 돈 주면 그 돈 저에게 주세요."

라며 비밀인양 귓가에 속삭이는 막내아들.


또 한 번 황당하게 바라보는 절 보며 아들이 덧붙입니다.

"전 돈이 많이 없어서 돈을 더 갖고 싶어요."


왠지 처량해 보이는 아이의 말투에 저도 모르게 '꼭 그 돈을 막내에게 주겠다'며 굳은 약속을 해 버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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