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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을 받아왔네요.

8학년 잘 지내줘서 고맙다.

딸아이가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 오는 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것을 보니, 엄마, 아빠와 함께 있는 단톡 방에다가 문자를 보냈나 보다.


사진을 보내줬다.

딸 아이가 받아 온 상장

상장이다. 근데 무엇을 위한 상장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 학기 8학년 Social Study 과목이 끝날 즈음 상장을 받아왔었다. 파란색 바탕이었는데, "outstanding... Social study 8"이라고 쓰여 있길래 물어봤더니, 반에서 그 과목 점수를 제일 잘 받아서 받아왔단다.


그래서 잘했구나 칭찬을 듬뿍 해 줬는데, 이번에도 같은 과목으로 상장을 받아온 거다.


대체 같은 과목에서 또 다른 상장을 뭔가 싶어서 물어보니, 8학년 전체에서 Social Study 8 과목의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아서 나온 상장이란다.


아... 스케일이 커졌구나. 이번껀 반에서 받은 상장이 아니라 학년 전체에서 받은 상장이란다. 저만 받아온 건 아니고 3명이 받았단다.


그래도 기특했다. 8학년 전체 중에 뽑힌 거라니 어떻게 기특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진을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곤 한국에 계신 친정 부모님의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 자랑을 한다.


"엄마, 아빠! 예은이가 글쎄 8학년 전체 중에 이 과목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아서 상장을 받았어요"


이 상장 하나로 우리 친정 부모님은 하루가 들썩들썩 즐거우시다.

첫 손주, 울 부모님의 큰 딸인 내가 낳아 온 우리 부모님의 첫 손주 사랑은 정말 크시다. 그런 첫 손주가 이리 잘해주니 그저 기특하셔서 뭘 사줄까? 뭐 필요하냐? 묻는 게 삶의 낙이 신듯 싶다.


고맙다. 줄줄이 2년 터울로 낳은 아이들을 덕에, 큰 딸은 엄마랑 같이 동생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뭘 시켜볼 수가 없었다.

엄마 욕심에 이것저것 해 주려다가 내가 힘들어 다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 속에서도 기특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할 일을 해 주는 아이가 이렇게도 고맙다.


물론 예은이보다 학교에서 훨씬 잘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엄마는 언제나 내 딸이 자랑스럽다. 남의 아이들은 모르지만, 엄마는 널 아니까.


네가 얼마나 열심히 너의 수고와 노력을 쏟아부어 공부하는지 난 그 모습을 옆에서 항상 보니까, 나는 네가 더 자랑스럽고 고맙다.


다른 친구들을 생각하지 말자. 너는 너의 노력의 결과만 보면 돼. 전부 너 스스로 이룬 거니까. 그럼 되는 거야.


수고했다. 8학년, 코로나 덕에 쉽지 않았던 한 해, 무사히 잘 견뎌주고 지내줘서 고맙다.


이제 다음 주 목요일이면 8학년이 끝난다. 일 년 간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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