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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생활-크리스마스 선물

선생님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연말이 다가오는 11월부터 사람들은 분주해진다.

크리스마스라는 큰 휴일을 앞두고 너도나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연인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캐나다의 크리스마스는 가장 큰 명절이다. Thanksgiving보다 더 큰 명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캐나다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 날을 위해 일 년 동안 열심히 돈을 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만큼.

그래서 1월이 되면 주머니가 비어서 돈을 쓸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선물을 준비하는 양이 어마어마하다.


대부분의 학교는 크리스마스 전 주, 금요일 학교 수업을 마지막으로 Winter break에 들어간다.

Vacation이라는 말 대신 Break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이 기간이 딱 2주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주와 새해가 있는 주까지 딱 2주 만의 짧은 겨울방학을 마치면 바로 2nd term 학기가 시작된다.


아이 넷을 키우며 매번 도시락을 싸야만 하는 엄마의 입장으로써는 가끔 학교가 참 사람의 마음을 들어다 놨다 하는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도시락 싸기 지쳐갈 때쯤 2주간의 방학을 주고 24시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지쳐갈 때쯤 다시 학교에 가고~ 뭐 이런 기분이랄까.


2019년 어김없이 찾아온 방학 전 학교 마지막 날!!

아침부터 두 손에 물을 꼭 쥐고 학교에 가는 우리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일을 하러 갔다.


정말 별거 아니지만 아이들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선물을 포장하고 아이들과 함께 카드를 썼다. 작은 선물이지만  마음을 가득 담은 선물을 손에 각각 들고 학교에 갔다.

선생님들을 위해 준비한 바디워시. 떠나는 교장선생님을 위해서는 특별히 핸드워시를 하나 더 넣었다.

첫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맞은 겨울방학 때 나는 얼마만큼의 선물을 준비하는가로 참 많은 고민을 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지만, 어릴 적 내 기억에, 내가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엔, 촌지가 당연한 시대였고, 뉴스로 겪어본 요즘의 한국은 김영란 법이 생겨서 3만 원(?) 이상이면 뇌물이라는 뉴스를 본 생각이 나서 잣대가 세워지지 않았던 나는 어디에 기준을 둘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선물의 크기는 형편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른 것이라는 기본 마음을 갖자 마음의 부담감은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금액의 크기를 떠나서 무엇을 준비할까도 제일 고민이 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보통 크리스마스는 달달함의 극치를 경험한다고 해도 될 만큼 초콜릿 선물이 가장 흔하고 흔한 선물이다.


제일 부담스럽지 않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초콜릿! 하지만 막상 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초콜릿을 많이 받게 되니 그 달달함이 크게 달가워지지 않는 걸 경험한 후로는 선생님의 선물에서 초콜릿을 제외시키기로 했다.


굳이 내가 사주지 않아도 사 줄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이 가미된 선물 아이디어지만, 몇 가지 내가 제일로 선호하는 선물을 정리해 보자면,

1. 핸드워시-향이 좋고 어느 가정이나 대부분 쓰는 것이라 정말 유용한 것 같다. 몇 개쯤 더 있어도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머그컵-선물로 컵은 왜? 싶지만 은근 컵은 쓰다가 이도 나가고 깨지는 물건이라 새 컵은 은근 유용한 듯싶다. 일부러 사는 물건이 아니라, 선물로 하나씩 들어오니 깨끗한 컵이 새로 생겨 좋은 느낌을 받았다.


3. 티백-커피와 더불어 티를 많이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티백도 은근히 좋은 선물이 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티들이 달라서 보통 사람들이 잘 먹는 earl grey, green tea 혹은 홍차 위주로 하면 더 좋은 거 같다. 요즘에는 티 중에 감기 예방에 좋은 티도 있어서 겨울인 크리스마스 때 선물 아이디어로도 괜찮은 듯싶다.


4. 바디워시 - 핸드워시랑 마찬가지로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는 선물인 듯싶다. 피부 타입이나 향 취향이 있긴 하지만, 미리 테스터로 향을 체크해서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향을 선호하는 편이다.


우리 집 사 남매를 모두 담당했었던 킨더 담임 선생님은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린 핸드워시를 받고선 초콜릿이 아니어서 너무 좋다고 인사를 전해주기도 했다.

참 별거 아니었지만, 초콜릿보다 더 고마워 주셔서 기분이 좋았었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선물의 완성은 마음을 잔뜩 담은 카드가 아닐까? 아이들이 알파벳을 따라 쓸 수 있는 나이가 된 후로는 선물과 함께 드릴 카드에 정성을 많이 쓰는 편이다.


아이들이 직접 쓰고, 나도 함께 써서 우리 가족이 선생님을 만나서 일 년을 함께 보내는 거에 대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를 알려드리곤 한다.


그리고 인사와 함께 내가 꼭 쓰는 문장이 있다.

"Thank you for caring and loving my child, ○○○ as he/she is."

우리 아이에 대한 선생님들의 마음이 다 같을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행동이 어떤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착한 아이인지 아니면 문제가 있는 아이인지.


그래서 저 문장은 내 마음이 담겨있다. 우리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돌봐주길 원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아 미리 인사를 드린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을 당연히 대해줄 거라는 믿음을 실어서 말이다.


**참고로 이 곳에서는 $20 이상이 되는 선물은 부담이 되는 선물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솔직히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형편이 제각각인 가정에서 $20은 작은 돈이 아니기에 그 의견에 크게 동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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