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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방학이 끝났습니다.

한 명 한 명 전화로 안부 물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벌써 4월입니다.

4월이 된 건 인지하셨나요?

오늘 딸아이가 시간이 가는 걸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매일 일어나서 집에만 있으니 날이 바뀌는 건 알아도 무슨 요일인지 며칠인지 바로 생각이 안 난다네요.


코로나 전의 매일도 같은 생활을 반복했지만, 학교를 가고 주말이 있고 주일에는 교회를 가면서 시간의 흐름과 시간을 파악할 수 있었던 일상이었던 듯합니다.


공식적인 봄방학이(3월 16일~ 3월 27일) 끝났습니다.

공식적 개학날인 3월 30일이 지나고 벌써 4월 3일이 되었네요. 딱 개학한 지 한주가 끝나는 금요일이기도 하고요.


이번 한주는 고요했던 일상에 파장이 일어났던 한 주였습니다. 봄방학이 끝나가면서 교육청에서 공식적인 이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이 전면 금지된 현실 상황 속에서 아이들의 수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내용으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반 선생님들께서 집으로 직접 전화를 다 주셨습니다. 셋째 아들은 메시지로 대신 주셨지만, 다른 세 분의 선생님들은 직접 전화를 하셔서 엄마인 저와 안부를 묻고 대략적인 계획을 알려주시고 아이들과도 직접 통화를 하시며 목소리를 듣고 안부를 물었답니다.


선생님들도 생전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적응을 하시며 생전 처음 해 보시는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게 느껴지네요.


모든 가정들이 같은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컴퓨터가 있는지, 온라인 사용이 가능한지, 프린트는 있는지 등등 최대한 환경에 맞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선생님들의 질문들을 들으며 또 한 번 일상의 소중함이 슬며시 가슴속에서 피어올랐습니다.


저는 어제 처음으로 제가 듣는 수업을 위해 온라인 그룹 모임을 영상으로 가졌습니다. 같은 시간에 동시에 접속한 반 사람들과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수업 진행과 과제 진행 그리고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질문을 하고 안부를 물었던 시간.


처음에는 화면을 보며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참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차례차례 보여주는 반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반 친구 한 명인, Tina의 말에 공감이 확 가더군요.

"We only see teacher's face in the classroom but now, we see everyone's face here"


그리고 한 명 한 명 보이는 얼굴 아래로 보이는 이름을 보면서 그때서야 아.. 저 친구 이름이구나 서서히 알아갑니다.

그만큼 수업만 듣고 오는 어른 수업의 분위기는 이름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았거든요.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이 될 거라는 선생님들의 이메일을 다시 확인하며 끝까지 아이들을 위해 수고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 선생님들조차도 학교에 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학교 건물에 출입이 가능한 사람은 교장 선생님과 사무실 담당 직원 분에 한한다고 하네요.


갑작스럽게 마주친 이 상황, 선생님들 또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이 상황 속에서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 합니다.


둘째 딸 선생님은 큰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시기도 하셨는데, 도서관이 문을 닫은 이 시점에 저희 두 딸의 독서량을 풍족히 채워줄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이때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떨어져 있지만 소통하며 학업의 끈을 잘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해봅니다.


저 또한 부족한 컴퓨터를 아이들과 나누어 써가며 선생님이 선사해주신 여러 개의 과제들을 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도 코로나와 싸우시며 생명을 구하시는 모든 병원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안전하게 아이들이 다시 학업으로 돌아갈 수 있은 환경이 다시 갖추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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