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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를 보면서 달리는 해변 열차

부산에서 한 달 살기 10월 23일 월 눈부시게 맑음 (1)

by memory 최호인

1. 부산으로 친구가 오다


예정했던 대로 수서역에서 출발한 친구 Y는 오전 11시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수요일 오전 11시에 돌아갈 계획이다. 나는 10시 50분 무렵에 부산역 광장에 도착해서 그를 기다렸다.


드디어 그가 가벼운 걸음으로 역에서 걸어 나왔다. 서울에서 헤어진 지 겨우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우리는 반가운 웃음과 악수를 교환했다. 우리는 곧바로 부산역 앞에 있는 차이나타운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해동용궁사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거의 여행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그는 서울에서 올 때부터 간단한 백팩 하나만 메고 왔으므로 숙소에다 가방을 갖다 놓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그는 나와 함께 있는 기간에 가야 할 곳을 미리 다 생각해 두고 왔다. (나는 그가 와서 함께 갈 계획을 세웠으므로 그간 일부러 영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해동용궁사는 바닷가에 있어서 부산에서는 가장 유명한 사찰이다. 부산의 북서쪽에 있는 기장에 있는 이 사찰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미포역까지 가서 거기서 바다를 보면서 달리는 기차를 탔다. 해동용궁사로 향하는 이 특별한 기차는 매우 유명해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현장 매표소에 가서 한참 기다려야 한다.


해운대블루라인파크라고 일컬어지는 이 해변열차는 말 그대로 해변에서 바다를 보면서 달린다. 승객들이 바다를 보고 앉도록 좌석이 설치됐다. 이 열차는 미포에서 송정해수욕장까지 4.8킬로미터 거리에 대여섯 개의 정거장이 있어서 승객들은 중간에 내려서 바다를 보면서 나무데크를 걷거나 해변 카페나 식당에서 쉴 수도 있다.


우리는 해변열차를 탔지만, 7~10미터 높이에서 운행되는 스카이캡슐을 타는 사람들도 있다. 연인이나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그런 경험도 좋을 듯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매표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다행히 Y는 서울에서 열차 티켓을 미리 예매해 둔 터라 우리는 오래 기다리지 않고 2시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매표소에는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줄이 길었지만 우리는 곧바로 기차를 타는 라인으로 들어갔다. 1시 반에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3시 기차를 타야 할 만큼 관광객이 많았다.


알고 보니 티켓 가격에 따라 기차에서 내리고 타고를 반복할 수 있기도 하다.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곳이 많고 근사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철로 옆에 걸어 다니기 좋은 도로가 이어져 있다. 승객들 모두 해동용궁사로 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승객들은 그저 해변 기타 타기를 즐기기도 하고 중간에 내려서 해변에 있는 카페로 가거나 철로변을 걷기도 한다.


Y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다른 곳에 들르지 않고 즉시 해동용궁사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변열차는 미포정거장에서 출발하여, 달맞이터널,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구덕포 정거장을 거쳐 20분 만에 송정 정거장에 도착했다. 해동용궁사로 가기 위해서는 송정 정거장에서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야 한다.


해변열의차 내부 좌석들은 철로를 달리는 동안 동해를 바라보도록 배치되어 있다. 1열은 창 바로 앞에, 2열은 그 뒤에 조금 더 높게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그 뒤에도 사람들이 서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1열에 앉았고 창밖으로 한없이 펼쳐진 듯한 바다를 보았다.

시월의 맑은 날 바다 풍경이 눈부시도록 푸르고 아름답다.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옆에 친구만 없다면 눈물이 날 지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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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용궁사로 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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