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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an 28. 2021

겨울사랑 - 문정희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겨울사랑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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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함박눈이 쏟아집니다.
어제까지 봄 날인양 따뜻하더니,
답답하던 사람들 마음 들썩이게 바람도 포근하더니,
아직 이르다며,
서두르지 말라며
함박눈이 펑펑 내려 발길을 잡습니다.

그 눈을 보며 문정희 님의 '겨울 사랑'의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내려오면
우리는 그것에 마음을 싣나 봅니다
겨울의 눈이 그렇고
여름의 비가 그렇습니다
그것도
삐죽거리는 진눈깨비는 말고
변죽만 울리는 보슬비는 말고
오늘 같은 펑펑 소리 내는 함박눈이나
주룩주룩 그어대는 소나기가 제격입니다

그 함박눈에 마음을 싣고
그 눈을 바라볼 당신 앞에 가고픈 마음입니다
쏟아지는 소낙비에 몸을 얹어
멀리 있는 당신 앞에 가고픈 마음일 겁니다
머뭇대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말입니다.

함박눈 내린 오늘,
발은 묶여도
마음은 그의 앞에 가고픈 날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함박눈 같은 그리움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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