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 오지만 내 몸은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름 날씨인듯하더니만 며칠 동안 흐리고 비가 오면서 다시 선선해졌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게 영락없이 봄날의 날씨입니다. 계절은 아직 봄이었나 봅니다.
그 봄날에 봄비가 내려줍니다. 처마 밑 낙수 소리가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바닥에 젖는 빗줄기를 보며 김소월 님의 봄비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이 시는 해마다 이맘때 봄비 내릴 적엔 어김없이 써 보게 되네요.
그렇게 비는 오고 꽃은 갑니다 그렇게 세월은 오고 봄은 갑니다
가는 봄은 꽃자리에 앉아 웁니다. 가고 오는 것이 계절인데 그래도 떠나면 서러운가 봅니다 주춤대며 머뭇대며 피운 꽃자리마다 설운 눈물 한 자락 흘려댑니다. 여름엔 피어난 꽃을 보며 봄을 기억하겠지요 초록빛 잎을 보며 봄날의 눈물을 기억하겠지요.
떠나는 봄날의 촉촉한 눈물에 젖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