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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02. 2021

쩔뚝거린다는 것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시간이 흐르니 수술한 다리 상태도 조금씩 좋아집니다.

이젠 제법 목발을 짚지 않고도 쩔뚝거리며 걸을만합니다.

치유되는 인체의 신비란 이리 대단하네요.


물론 아직 긴 거리를 걷기엔 무리지만 집 안에선 그럭저럭 걸을만합니다.

목발을 짚지 않아도 되니 한결 편안합니다.

발목 재활 운동도 하면서 조금씩 걷는 범위를 늘려보려 합니다.

그동안 빠졌던 근육도 부지런히 재활해서 회복해볼까 합니다.


다리를 쩔뚝거리며 걷다가 왜 쩔뚝거릴까 하고 내 걷는 모습을 보니 멀쩡한 다리와 다친 다리의 걷는 속도가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만 앞서서 성한 다리에 속도를 맞추다 보면 비틀거리게 되더군요.

그렇습니다

쩔뚝거린다는 것은 두 발의 속도가 다른 것이었네요.

멀쩡한 다리가 딛고 나아가는 속도와 아픈 다리가 디뎌내는 속도가 다르기에 쩔뚝거리고 비틀거립니다.


무리하지 않으려 잠시 의자에 앉아 다리를 주무르며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걸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살다 보면 때론 마음이 휘청입니다.

때론 마음이 쩔뚝거립니다.

어쩌면 마음이 쩔뚝거린다는 것도 걸음걸이와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 머리의 이성은 저만치 달려가는데, 내 마음의 감정은 여전히 이곳에서 머뭇거립니다.

마음의 속도와 머리의 속도가 다른 것이지요.


걸음을 쩔뚝거리지 않으려면

양 발의 속도를 천천히 맞추듯,

마음의 속도도 천천히 이성의 속도와 맞춰야 할까 봅니다.

서둘지 말고 꾸준히,

허둥대지 말고 천천히,

욕심내지 말고 조용히,

그렇게 내 마음과 머리의 속도도 맞춰 나가야 하려나 봅니다.


여름의 한 복판으로 달려가는 팔월,

여러분은 어떻게 달려가고 계신가요.

여러분은 어디로 걸어가고 계신가요.

부디 모든 분들의 걸음마다 지혜와 용기가 충만하여 모든 여정이 평화롭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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