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김현승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구비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의 기도 - 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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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한 뼘씩 높아집니다.
바람은 한 걸음씩 빨라집니다.
대나무 끝에 앉은 잠자리가 분주합니다.
그렇게 가을입니다.
이 가을,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는 어쩌면 가을을 맞이하는 주문일까요. 습관처럼 외우게 됩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겸허한 모국어의 기도가 충만할,
한 사람만을 위한 사랑의 시간일,
혼자인 영혼의 조용함이 온몸으로 느껴질,
그 모든 기도에,
그 모든 사랑에,
그 모든 고독에,
당신을 그려보는
이제
그런 가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가을을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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