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내 생애가 한 번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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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읽고 써 본 이해인 수녀님의 해바라기 연가입니다.
몇일 전, 한 독자분께서 고맙게도 예전에 올린 이 시 원문의 오타를 찾아 주셨습니다.
많은 시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면서
조금씩 오타가 커지고 번져가니 제대로 된 원본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시를 쓰고 그려보는 제 입장에서도 작가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가능하면 원본을 찾아 올려야 하지만 종종 그렇지 못한 때도 있습니다.
오타를 지적해주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제대로 옮기지 못한 미안함의 표시로,
해바라기 두송이와 시를 다시 한 번 그려보았습니다.
젊음의 어느 한 시절.
세상의 모든 사랑의 아픔이,
세상의 모든 그리움이 나에게만 있던것 같던 시절,
그 사랑을 대변해주는듯한 고운 싯구였지요.
그리고 흐른 세월,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열병같은 사랑은
여전히 이어지고
그리움의 폭포는 여전합니다.
가슴에서 뽑아져나온 실로 짓는 비단옷은 풀고 엮기를 계속합니다
하나일 그 날을 기다리며
어둠속에서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은
여전히 피어나길 기원할 뿐이지요.
그렇게 사랑은, 그리움은 계속되는것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멋진 사랑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