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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부질없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어느 날 문득, '부질없다'란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 때가 있습니다.

붓을 드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쓴 작품을 올리는 일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습니다.

방안을 가득 채운 화선지와 작품들이 다 부질없다 생각도 되고, 7년을 넘게 끄적거린 이 모든 이야기들도 또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부질없다는 말은 이리 나와있습니다.

' 부질없다 : 대수롭지 아니하거나 쓸모가 없다.'

즉, 쓸데없는 행동이란 단어이죠.


그 어원을 살펴보니 이런 설도 있습니다.

옛날 대장간에서는 쇠로 기구나 연장을 만들 때, 강하고 단단한 쇠를 얻기 위해서 쇠를 불에 달구었다 물에 담갔다 하기를 여러 번 했답니다. 횟수가 많을수록 더욱 단단한 쇠가 만들어지고요.

그러나 불질을 하지 않은 쇠는 물렁물렁하고 금방 휘어지기 때문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이래서 "불질 없다"가 변해서 된 "부질없다"라는 말이 되었다네요.

즉 불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쇠는 나중에 쓸모가 없는 쇠뭉치밖에는 되지 않아서 쓸모가 없게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지요.


그리 생각해보면 '부질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마음속에 '불길'이 없다는 겁니다.

쇠를 녹여 도구를 만들어 낼 뜨거운 불길이 식는가 봅니다.

흔들거리는 불씨를 더 크게 해 줄 바람이 필요한가 봅니다.

풀무질을 하던, 부채질을 하던, 바람을 일으켜야 할까 봅니다.

아니면, 이젠 대장간이 필요 없는 세월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부질없는 잡념에 끄적거려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불길 뜨거운 하루를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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