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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15. 2022

담, 걸리거나 들거나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열대야 후텁지근한 밤에 뒤척거리며 자다가 자세를 잘 못 잡았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어깨에서부터 목덜미까지 뻐근합니다.

담이 걸린듯합니다.

뒤늦게 스트레칭도 해 보고, 열심히 주물러도 보지만 영 신통치 않습니다.

급기야 낮에 짬을 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왔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아파도 열심히 스트레칭을 해서 뭉친 근육을 늘려주고 펴주라 합니다.

물리치료를 받으니 조금은 좋아진듯합니다만 여전히 거북한 느낌은 남아있습니다.


뭉쳐진 근육을 문질러 풀어주며 생각해 봅니다.

며칠 동안 마음도 심란하고 복잡하더니만 그게 그렇게 안에서 꼬였나 봅니다.

어쩌면 이 '담'은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꼬이고 뭉친 게 근육까지 뭉치게 만들었다 싶습니다.

소심한 마음이 꽁하고 뭉쳐있으니 온몸이 경직되는 게지요.

스몰 a형 소심이는 뭘 해도 이렇게 표시가 납니다


어쩌면 풀어줘야 할 것은 어깨 근육이 아니라 마음 근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깨 근육은 아프다고 저리 소리 지르고 표시를 하지만 마음 근육은 내색도 안 합니다.

그대로 저 혼자 뭉치고 단단해져, 고집스러운 우울의 늪으로 깊게 들어가고 말지요.


어깨를 주무르던 손으로 슬쩍 가슴을 만져봅니다.

그리고 도닥도닥 마음을 두들겨 줍니다.

내가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가만히 마음을 달래줘 봅니다.


오늘은 내 가슴에 파스 한 장 붙여 놔야겠습니다.

그동안 뭉친 마음, 꼬인 마음에 시원한 파스 기운 좀 넣어줘야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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