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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06. 2022

다시 이십대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창밖에 달빛

너인가 싶어

혼자서는 쉽게

잠들지 못하던

그런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더란다.


나태주 - 다시 이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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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이 다가오고 하늘은 꾸물거리고 눈발도 날리는 아침입니다.

흐린 하늘 탓에 기분도 살짝 가라앉아있는데 카톡이 울립니다.

회사 생활을 하던 십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회사에 있을 때야 자주 이야기하며 지냈지만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마치고 나오면 자주 보기 힘들어집니다.


안부 인사로 보내온 카톡 몇 줄에 지난 십여 년이 다시 훌쩍 눈앞에 펼쳐집니다. 다행스럽게도 힘들고 아픈 기억보다 재밌고 즐겁던 장면들만 떠오르는 걸 보니 마음이 좋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펼쳐든 나태주 시인의 시집에서 '다시 이십 대'라는 제목의 시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게요. 그런 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겐 그런 날이 있었지요.

쉽게 잠들지 못하던

그 뜨거운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 더운 가슴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있었습니다.


굳이 이십 대까지 가지 않아도, 문득 한 시절이 떠오릅니다.

내다볼 날보다 돌아 볼 날이 더 많아서 일까요.

오랜만에 그 지난 어느 날을 추억해 보는 겨울 아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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