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 김남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김남조 -너를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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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대학시절,

어깨를 으쓱이며 폼 잡던 내 감성 허영의 자산은 반 이상이 김남조 님의 시구절이었습니다.


절묘한 감정의 표현과,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아름다운 단어의 조합은 말랑이는 어린 가슴을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글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때 외웠던 장문의 시들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무심코 흘러나오곤 합니다.


그렇게 나의 청춘을 함께 했던 글을 써주시던 김남조 시인께서 23년 10월 10일 소천하셨습니다.

외로운 마음들을 달래주시던 그 고운 마음은 이제 하늘에 오르셔 반짝이는 별로 우리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시리라 믿어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젊은 시절 한창 외웠던 시 한 구절 붓끝에 묻혀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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