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항간의 마음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익숙한 문장 구조입니다. 세상의 소문이 전해질 때 종종 사용되죠.


문득 '항간'이란 단어가 궁금해졌습니다.

거리를 뜻하는 거리 항巷 자를 써서 거리마다 마을마다 글 뜻하는 항간巷間입니다..

한자의 모양도 길거리 골목길을 표현합니다

여기에 물을 뜻하는 삼수변이 붙으면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항구 항港자가 됩니다.

항구의 한자는 여러 곳에 쓰이는데 거리를 뜻하는 한자는 항간이라는 단어 하나만 익숙하네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예전에는 소식의 전달이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집집마다 전달되고, 그 소식이 마을을 지나 다른 마을로 전달됩니다. 그렇게 전국에 다 이야기가 전해지면 이제 이런 말이 됩니다.

'항간에 소문에 의하면....'

그렇게 마을마다 거리마다 수군거리며 전해지던 소식이 요즘 세상엔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순식간에 전해집니다. sns로 유튜브로 단 몇 분 만에 퍼집니다.

그 빠른 '폰간 phone間'의 소문은 순식간에 판단되고 결정되어, 사실을 판단할 겨를도 없이 세상에 퍼져버리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마을을 거치며, 사람을 스치며,

오랜 시간 돌고 돌아온 '항간의 소문'에는

어쩌면 소문보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배어 있을 겁니다

이미 그 소문엔 사람들의 판단이 스며 들었을 겁니다.

그러기에 항간은 이미 민심이었을 겁니다.

항간의 소문이 중요한 이유일겁니다.


세상을 바로 보는 항간의 마음들을 기대하며, 그 항간에도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이전 05화저무는 마음에도 꽃은 피겠지 - 김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