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필 연습을 하며 이런저런 글귀를 써보다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애국가 한 줄을 써 봅니다.
애국가를 이렇게 써 본 게 얼마 만인가 싶습니다.
제대로 불러 본 것도 그렇고요.
이제는 초등학교라 불리는 국민학교 - 황국신민 학교의 약자였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어린 시절입니다 - 시절, 월요일마다 운동장에 모였던 애국조회에서 부르고, 길을 걷다가도 태극기 하강식에 애국가가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서 있고, 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 애국가가 나오면 다들 부스럭거리며 일어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포츠 시합에서 뭉클한 마음을 짙게 해주던 그 순간까지 애국가와 함께 한 긴 세월이 생각납니다.
국가의 의미도, 애국의 의미도, 나라의 의미도, 자유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 이데올로기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정의라 배웠던 많은 사실들이 이데올로기 시대에 권력의 이익을 위한 집단 최면도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고귀하게 느껴지던 태극기마저도 특정 집단의 시위 아이콘으로 쓰이면서 국기 게양마저 머쓱해진 시절이 됩니다.
정의와 규범이 세상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시절, 그래도 한 시절 함께한 애국가를 듣는 마음은 아직은 여전한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