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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09. 2024

마음의 파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서 있는 곳의 높이만큼 세상이 보이는가 봅니다

사는 게 다른 이들과 모임을 해보면, 살아가는 이야기의 영역도 사뭇 다를 때가 있습니다.

다른 세상 같은 그들의 모습에 괴리감이 들기도 합니다.

가끔, 그런 그들의 삶과 비교하는 내 모습을 보며 살짝 당황하기도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와 꽃 보고 글 쓰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매일매일 먹고살 만하면 이게 제일이지 뭘 더 바라나' 하는 편안한 마음이 다시 올라옵니다.

그렇게 내 마음은 여러 마음 사이를 들락거립니다.

그럴 때마다  '난 왜 아직도 철없이 욕심의 마음이 생길까',  '난 왜 아직도 허영의 마음이 출렁일까' 하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내리는 봄비에 촉촉이 젖는 꽃들을 봅니다.

저들은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쑥쑥 잘들 커 갑니다.

구름을 원망하지도 않고, 햇빛을 꺼리지도 않습니다.

자연이 주는 대로, 세월이 가는 대로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 꽃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내 마음도 그래야 하겠습니다.

살다 보면 비도 오고 바람도 불듯,

본디 사람의 마음도 파도처럼 출렁이는 것인데,

어차피 도인이 아닌 이상

평상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마음도 허상입니다

욕심이 들면 드는 대로

겸손이 오면 오는 대로

내 마음을 그대로 마주해야 하겠습니다.

자책하지 말고 교만하지 말고

바위가 파도를 막지 않듯

그저 출렁이는 내 마음을 바라볼 일입니다.

그렇게 내가 선 곳에서

내 키만큼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볼 일입니다.


봄바람 든 듯 출렁이는 마음에 조용히 손 한번 담가 진정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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