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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8. 2024

풍경달다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 - 풍경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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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놓은 문 사이로 부는 바람이 제법 상쾌합니다

갑자기 불어들어오는 바람에 세워놓은 팻말이 몇 번을 넘어집니다.

문을 닫으면 되지만, 팻말을 세우는 수고보다 바람의 상쾌함이 더 기분 좋기에 그냥 문을 열어둡니다.


이렇게 마음을 깨워주는 바람이 부는 날에는 습관처럼 이 시가 생각납니다.

정호승 님의 ‘풍경 달다’입니다

바람 불때마다 쓰다 보니 제 포스트에도 꽤 많은 풍경이 달려있습니다.

오늘도 붓 끝에 그리움을 달아 풍경 하나 얹어봅니다


운주사 와불님은 뵙지 못하지만,

이리 바람 부는 날이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그대 가슴에 풍경은 달지 못했어도

이리 바람 부는 날이면 그곳이 궁금해집니다

내 안부가 당신께 가닿지 못한다면

바람결에 묻어오는 당신의 안부를 들어보렵니다

풍경 끝으로 딸랑이며 쏟아내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보렵니다


당신이 계신 곳에도 바람이 분다면

당신의 마음을 바람에 실어 들려주세요.

그 고운 마음들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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