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쇠는 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추석 연휴입니다.

어젯밤만해도 둥근 달빛이 밝게 빛나더니만, 새벽녘엔 뜬금없이 비가 세차게 내려줍니다.

덕분에 뜨겁던 기온도 잠시 식고, 분주한 소음도 가라앉습니다. 명절 전에 물청소 한번 하는 느낌입니다.

계절의 신비입니다.

뜨거운 폭염이 있었어도,

세상은 어지러웠어도,

어느새 계절은 9월이고 때는 추석입니다.

인간이 만든 세상은 어지러워도

자연이 만든 계절의 흐름은 이치 대로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모두들 분주히 움직입니다.

명절을 쇠러 가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이참에 긴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명절을 보냅니다.

문득 '추석 명절을 쇤다'라는 단어가 궁금해집니다.

추석을 쇠는 지, 세는지, 새는지 헷갈리기도 하는데,

일 년에 설과 추석에 두 번씩밖에 안 쓴듯하니 낯선 단어는 맞습니다.

찾아보니 '쇠다'라는 건 명절을 맞이하여 지내는 일이란 뜻이랍니다.

지내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는 평범한 날과 다르게 굳이 '쇠다'라는 단어가 명절에 붙여진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명절엔 평소의 하루와는 다른 많은 마음들이 있기에 그럴 겁니다.

예부터 명절이란 게 반갑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한, 아무래도 평소와는 다른 날이었나 봅니다.

그러니 설 잘 보내자, 추석 잘 보내자는 단어와는 달리 뭔가 잘 보내고 넘기고 지내야 하는 의미를 담아 '쇠다'라는 단어를 쓴듯합니다.


그래요. 잘 쇠자고요.

무탈한 추석 쇠고,

편안한 추석 쇠고,

평화롭게 추석 명절 잘 쇠어야겠습니다.

그렇게 잘 쇤 마음으로, 잘 정돈된 마음으로 올가을을 맞이해 보자고요.

어쩌면 올해는 쇠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지요.


모두들 즐거운 추석 명절 쇠시고 건강하게 또 뵙겠습니다.

세상 모든 외로운 이들의 가슴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이전 10화콩가루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