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다시 일월 03화

주고 받는 시선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눈 수술을 하고 이제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아직은 안약을 수시로 넣어야 하긴 하지만, 보고 움직이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지장이라기보다 이젠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시야가 넓어지니 기분이 달라집니다

내가 보던 그 빛이 제 빛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보던 그곳이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다르게 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충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얻은 게 있는 만큼 잃은 것도 있습니다.

먼 꼿은 잘 보이는데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입니다.

멀리 볼 안경은 벗었는데,

가까이 볼 돋보기가 필요합니다.


그러게요. 세상사가 그런가 봅니다.

얻은 만큼 내주고, 준 만큼 받는건가 봅니다.

시선도 그렇게 주고 받는건가 봅니다

그래도 일단 맑아진 세상에 만족합니다.

흐려진 가까운 곳은 돋보기로 적응해 보렵니다.


내 시야가 맑아지고 밝아진 것처럼,

세상도 그리 맑아지면 좋겠습니다

세상도 그리 빍아지면 좋겠습니다.

돋보기가 필요해지더라도

세상도 어서 맑아지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픈 영혼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이전 02화첫마음 -정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