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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다시 일월 04화

벌레 나오는 세상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집안 청소를 하는데 고양이가 뭔가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뭔가 하고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 봤더니 작은 벌레 한 마리가 기어갑니다. 옥상 화단에서 따라 들어왔는지 벌레 한 마리가 시선을 느끼곤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벌레를 들어 치우면서 최근에 읽은 전우용 님의 글이 문득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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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醜惡의 뜻을 모르겠으면, 윤석열을 보면 됩니다.

간교奸巧의 뜻을 모르겠으면, 한덕수와 최상목을 보면 됩니다

비루鄙陋의 뜻을 모르겠으면, 국무위원들을 보면 됩니다.


고시에 합격해서 최고위층에까지 오른 자들이 체득한 덕목이란 게, 고작 추악과 간교와 비루입니다.

조선 정조 대 김종수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건 선비들이 지조와 절개를 숭상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정조는 "그 말이 진실로 옳다"라고 화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나라에선 '지조와 절개'를 갖춘 공직자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공직자가 추악하면 나라가 추악해지고, 공직자가 간교하면 나라를 믿을 수 없게 되며, 공직자가 비루하면 나라 꼴이 처참해집니다.

이런 자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한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햇볕 드는 곳을 찾아 기민하게 움직이는 건 '짚신벌레'가 사람보다 더 잘합니다

최고위 엘리트 집단을 '벌레' 같은 자들로 채워 놓은 나라에선, 교육은 '사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벌레' 만드는 일이 됩니다.


추악하고 간교하고 비루하게 살아야 성공하는 세상, 벌레처럼 살아야 출세하는 시대를 끝내야, '사람의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벌레' 같은 자들에게 '벌레 같은 놈'이라고 욕하는 것도, 자기의 '인간성'을 지키는 한 방법입니다


-전우용 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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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레는 익충이라 합니다.

벌레 같은 놈은 벌레에게 실례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저들은 벌레 같은 놈이 아니라, 벌레 그 자체들일지도 모릅니다.

벌레들이 수면 위로 바글거리며 나타나는 시절, 정신 바짝 차리고 방역해야 할 때일겁니다.


봄이 오기 전에, 새싹이 피기 전에, 해충과 쓰레기는 치워버려야 하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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