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대교약졸(大巧若拙)이란 말이 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진실로 큰 솜씨는 겉으로 보기에 마치 서툰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진정한 대가는 일부러 화려하게 내 솜씨를 뽐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뛰어난 기교는 어리석음과 같다고도 합니다.
글을 쓰다 문득, 붓 끝이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붓 끝에 내 손을 얹은 게 아니라, 세상의 시선을 따르려 움직이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
다시 붓을 닦아내고, 다시 먹을 갈아봅니다.
다시 붓 끝에 초심의 먹을 묻혀봅니다.
새해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들뜬 마음에 너무 달리진 않았는지,
새삼 이 세월에 내 붓 끝을 가벼이 놀리진 않았는지,
새삼 이 시절에 내 혀끝을 바쁘게 굴리진 않았는지,
새삼 이 나이에 내 몸을 헛되이 움직이진 않았는지,
'대교약졸' 한 구절 그려보면서 이 구절이 주는 지혜를 생각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편안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