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담백함 淡白
쌀쌀한 겨울 날씨에는 직장인들에겐 점심 먹거리도 무얼 먹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날도 추우니 멀리 가기도 그렇고, 가까운 곳에 뜨끈한 국물 한 그릇 청해보는게 편하기도 합니다
요즘 들어서 생각나는 국물은, 얼큰하고 매콤한 국물보다는 뭔가 담백한 그런 국물이 손이 갑니다.
매콤하고 강한 자극적인 국물은 가끔은 속을 한번 휘저어주기엔 적당하지만, 편안한 속을 만들기엔 담백한 국물이 제격이지요.
소화불량에 걸릴 듯 쏟아져 나오는 텔레비젼의 먹방들에도 지치고, 그 화면마다의 온갖 양념과 기름에 니글거림이 더 해 질때마다 점점 담백하고 소박함이 맘에 들어옵니다
우리네 삶도 그러할까요.
번쩍이는 귀금속과 휘황찬란한 명품들, 손을 베일듯 빼어난 차림새의 삶들도 좋습니다만,
요즘은 편안하고 소박한 차림의 정갈한 삶에 더 눈길이 갑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리 달려만 갔나 봅니다.
빛나는 저 높은곳에 뭔가 있으려니, 앞이 어딘지, 길이 어딘지도 모르고 그리 달려갔나 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 돌아보는 이 언덕에서보면,
지름길일 것 같던 그 길도, 돌아가는듯한 저 길도, 모든 길은 그저 한 곳으로 다 이어집디다.
뛰어오던, 걸어오던, 밀려오던 쓸려오던, 돌아보면 우리네 삶은 다 이런 모습입디다
쥐고오던 두고오던, 번쩍이던 초라하던, 우리네 삶은 다 거기서 거기입디다.
오히려 꾸준히 가는 걸음이, 빈 손 빈 마음으로 가는 담백한 삶이 훨씬 더 편안한 걸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 길을 생각하며, 꼭 쥔 손도 펴보고, 뻣뻣한 목도 돌려보면서, 기름기 빠진 담백한 내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조금은 싱겁더라도, 조금은 밍밍하더라도, 그렇게 순박한, 그렇게 조용한, 담백한 시간들을 묵상해봅니다
세상 모든이들의 담백한 시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