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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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그리움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 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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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그렇게 불쑥 솟아오릅니다

길을 가다가

밥을 먹다가

잠을 청하다가

그리움은 그렇게 나타납니다.

그 그리움에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울음.

그리움은 울음을 먹고 자라납니다


그리움이 그리워지는 날

또 한웅큼의 울음이 올라옵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의 간절함을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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