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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07. 2019

그대 앞에 봄이있다 -김종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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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를 잡으로 나가던, 여행을 가던,

바다에선 배를 타고 나가는 일도 사람의 뜻은 아닐겁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일정을 접고 기다려야 하지요.

바람과 파도가 우리의 의지가 아니기에,

그저 자연속에 낮은 자세로 우리를 맡겨야 한다하지요.

그리고 조용히 바람이 잦아들기를, 파도가 낮아지기를 기다려야 한다하지요.


우리네 살아가는 일도 그러하겠지요.

살다보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 삶에도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옵니다

바람 불지 않는 삶은 없으며

그 비바람에 상처받지 않는 삶도 없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바람 맞으며, 비에 젖으며,

그렇게 가슴마다 그 비바람에 상처 하나 키워가면서,

그렇게 살아가는게 우리 인생이겠지요.


다행인 것은,

그 바람이 멈추면,

그 비가 그치면,

이렇게 계절이 바뀌면,

이제 그대의 꽃 필 차례입니다

수고한 당신,

애쓴 당신,

마디마디의 상처에 잎이 피고,

그 상처가 단단한 옹이가 되고,

굵어진 가지마다 물이 올라,

이제 당신,

꽃 필 차례라 합니다


세월을 견뎌 피어난 당신의 꽃을 응원합니다

세월을 지내 애써온 당신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이제 당신의 꽃 필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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