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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r 04. 2021

르모노프(엠마누엘카레르, 2015)

개떡 같은인생에 대한 문학적 다큐멘터리

한 편의 소설 같은 삶. 어찌 보면 우리 모두의 삶이 소설 같지 않을까?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살아간 인물이 소설의 주인공이 된 소설이 있다. 문학적인 저널리즘, 문학적인 다큐멘터리라는 글쓰기 방식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영화감독, 소설가인 엠마뉴엘 카레르가 실존 인물 '르모노프'의 삶을 썼다.

소련의 언더그라운드 문화계의 시인으로 살았고, 뉴욕으로 건너가서는 빈민, 노숙인, 억만장사의 집사 생활을 하면서 기록한 생생한 글로 파리 문학계에 데뷔했고, 발칸반도 전쟁에 참여하고, 민족볼세비키당을 창당하여 푸틴에 맞선 정치활동을 한 르모노프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담은 소설이다. 사실적 기록과 문화적 허구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절묘한 문학 작품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전쟁을 하면 삶과 인생에 대해 두 시간이면 배울 것을 평화로울 때는 40년이 걸려 배운다. 전쟁은 미친 짓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지나치게 무기력하고 합리적인, 본능을 억누르는 문명의 삶도 결국 미친 짓이기는 매한가지 아닌가" 라며 인종청소가 자행된 발칸반도 전쟁에 세르비아 사병으로 참전한 르모노프의 위험천만한 삶은 소설 그 자체다.


에필로그 부분에서 언급되는 인터뷰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소설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리모노프와 리모노프 자신이 바라본 인생의 차이란... '흥미진진과 개떡 같은' 사이에 있다.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잊은 채 읽어도 충분히 재밌다. 소위 페이지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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