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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Mar 26. 2021

플랫폼 제국의 미래(스콧 갤러웨이, 2018)

소비자에게 좋은 것이 과연 사회에도 좋을까?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손가락질 몇 번으로 원하는 것을 내 눈앞에 대령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저녁에 주문했는데 새벽에 신선한 채소가 집 앞에 와 있다. 내가 있는 곳으로 택시가 오고 나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목적지로 갈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배송이 시작되는 총알배송의 맛은 참 달다. 줄을 서는 수고로움을 하지 않아도 맛집 음식이 내 식탁에 차려진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만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찬사가 곳곳에 퍼지고, 니의 몸도 편리함과 편안함을 느낄 때쯤, 나의 반골기질은 또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나의 편리함의 누군가의 노력으로 만들어질 텐데, 누군가는  보이지 않았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플랫폼을 완성해 가는 기업과 기업가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새벽 배송은 누군가의 수면권을 앗아가는 것이고, 총알배송은 누군가의 안전 위협하고, 편안한 택시 탑승은 누군가의 노력이 뒷받침되는데,  누군가는 보이지 않았다. 편리함과 편안함이 오히려 불편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만난 책이 '플랫폼 제국의 미래'(스콧 갤러웨이, 2018, 비즈니스북스)이다. 이 책도 언제나처럼 서점에서 이 책 저책 뒤지다 발견했다. 저자의 서문이 내 눈을 잡았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 중에서

'소비자에게 좋은 것이 과연 사회에도 언제나 좋을까 하는 질문이 제기되길 바란다' 저자의 서문은 그때 당시  내가 하고 있던 생각이었다. 고민을 풀어  해법서를 만난 기분이었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났다. 그래!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어!


책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분석하고 있었다. 기존의 기업들을 어떻게 무너 뜨리고, 시장을 재편하고,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는지 분석하고 었다.

https://mondaymorningmashup.com/the-four-do-apple-amazon-facebook-and-google-complete-us/ 재편집함

책의 내용은 위의 그림으로 요약될  있다. 플랫폼 제국들은 인간의 중요한 장기에 접속하고 있고, 인간 본능에 충실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은 인간의 뇌에 접속하여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고, 생각을 바꾸는데 필수적인 신뢰를 심어 주고 있다. 구글은 이제 인간의 생각을 조정, 지배하는 신이 되었다. 페이스북은 연결을 매개로 소통하고 나누고 사랑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 가슴 뛰는 인간의 심장을 넘겨받고 있다. 아마존은 무한 소비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수렵채집의 본능에 접속되어 있다. 애플은 전자제품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섰다. 명품의 반열로 포지셔닝했고,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멋지게 보여 자신의 유전인자를 남기려는 번식욕에 접속된다. 분석이 재밌다. 특히 애플의 분석이 재밌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 중에서

우상화한 창업자, 장인정신, 수직적 통합, 세계 무대로의 확산, 프리미엄 가격 등의 특징을 가졌다는 사치품 브랜드의 특징을 애플도 가졌다는 것인데, 일면 동의가 된다. 나도 애플 제품을 애용하니 사치품을 좋아하는 것이다(!?).


책은 사실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플랫폼 제국의 모습을 분석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앞으로 5 플랫폼 제국을 건설하려는 기업들에게 조언하는 부분은 내가  책을  읽고 있나 하는 감까지 선사했다. 그래 경영서적이었어!!


내가 생각하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소비하고, 내가 섹스하는 것이 실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끔찍하다. 거대한 흐름을 홀로 거스르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고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좋은 것이 과연 사회에도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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