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안에 데이터, 플랫폼 옆에 플랫폼
데이터로 꿈꿀 수 있는 최고 가치는 뭘까? 나는 거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플랫폼이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꽤 된다. 그런데 데이터가 대부분 내부에 있다. 유통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어서,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서, 아직 유통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서, 시장 내 수요가 없어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다. 데이터는 자꾸 밖으로 보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에 우리의 데이터 상품을 올리고 누가 관심을 보이는지, 어떻게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답을 구해야 한다. 내부에서 아무리 고심해도 밖에서 경험하는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집 안에만 있는 데이터는 외부와의 상호작용이 제한된다. 늘 비슷한 주제를 비슷한 방법으로 보게 된다. 기존 틀에 최신 데이터만 넣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내부데이터는 제한된 범위의 의사결정에 사용된다. 새로운 기회나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다.
플랫폼은 데이터를 외부로 연결하고,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는 그냥 보는 것보다 목적을 가지고 분석할 때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데 특히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서 만나야 가치가 창출된다.
플랫폼은 홈페이지가 아니다. 플랫폼이 존재하는 이유 1번은 수익 창출이다. 직접적인 수익인지, 간접적인 연계수익인지만 다를 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분명하다. 수익 창출이 안 되는 플랫폼이라는 건 존재 이유가 없다.
두 번째는 업무의 효율화다. 자동화, 디지털화가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업무 효율화가 좋은 것은 우리가 노력한 만큼 즉각적으로 성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플랫폼 활성화다. 활성화에는 돈이 든다. 고객을 모으면 얼마 큼의 매출을 낼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돈을 쓰는 의사결정을 받기 어렵다. 사람이 모이는 플랫폼이 되기만 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데, 이렇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버거킹의 키오스크를 생각해 보자, 키오스크는 감자튀김을 튀기는 직원보다 앞에서 고객을 맞는다. 플랫폼은 키오스크처럼 사람 손을 태우지 않고도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지원해야 되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은 키오스크의 대체제가 아니라, 키오스크로는 구현이 안 되는 고급 영역으로 자리매김해가지 않을까?
데이터를 조금 보다 보면 빅데이터 저장 시스템을 갖고 싶고, 우리 데이터 말고 다른 데이터도 추가로 보고 싶어 진다. 그러다 보면 데이터를 다루는 팀도 만들고 경력직원도 채용한다.
데이터를 구매하고 분석하고 나아가 데이터를 파는 것까지 업무를 확대하다 보면 생각나는 게 바로 플랫폼이다. 이미 많은 플랫폼이 있지만 ‘나만의 플랫폼’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강렬하게 일어난다. 나도 하나 갖고 싶고, 내가 만들면 다를 것 같고, 왜 나만 플랫폼이 없는가 싶은…
플랫폼은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운영하는 것은 더 어렵고 잘 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데이터 생태계라는 것이 만들어진 걸 지도 모른다. 플랫폼이라는 건 결국 사람들이 접속해서 머무는 공간이다. 보기도 좋고 볼만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게 다인가?
플랫폼을 왜 만들었고 왜 운영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결국 ‘돈을 만들어 내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고 짧은 생각의 끝에 도달하는 건 섬같이 떨어져 있지 않은 연결된 플랫폼이다. 네이버나 유튜브 같은 1등 플랫폼이 되거나 연계된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플랫폼 간의 연계, 연계 시너지를 내기 위한 표준화, 그리고 플랫폼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수익사업, 이 세 가지가 플랫폼의 핵심 키워드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