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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키오사우르스 Dec 24. 2024

데이터 + AI

할 거야 말 거야? 할 거면 빨리해!

“대체 AI가 뭔데? GPT를 말하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AI가 왔다. 오고 있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이미 코 앞에 와있다. 딱히 AI 시대를 기다린 게 아닌데 성큼 와버린 느낌이다.


지금 AI를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빅데이터를 외쳐왔다. 그전에는 디지털이었나? 마케팅부서의 사업 목표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 있었고, 전략부서의 사업 장표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전략 수립’이 있었고, 빅데이터라는 단어 없이는 보고서를 만들 수 없는 몇 년을 보냈다.


이제 빅데이터는 가고 AI시대가 온 건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와 AI는 따로 있지 않다.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다가 AI시대로 넘어간 게 아니라, 빅데이터가 무르익어서 AI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 시대가 저물고 AI의 시대가 왔다, 모두 다 AI로 대동단결‘이 아니라 ’ 빅데이터와 AI를 함께 성숙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AI를 도입하려는 기업에서 빅데이터 관련한 저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동시에 두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하고 있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AI를 검토하기가 용이하다.  빅데이터와 AI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서 둘 중의 하나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AI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방향은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사업적인 발전에 있다. 요즘은 대학교 교수님들도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 연구 결과를 바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한다. 일부 기업들은 산업현장에 있으면서도 기술적 진보만을 생각하는 것 같다. AI의 기술적 진보는 돈을 쓰는 만큼 가능하겠지만, AI를 통해 무얼 하려는 지 도출하는 일이 가장 어려울 일이 될 거다. AI를 어떤 업무에 적용해서 어떤 성과를 창출할지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 “AI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이미 해봤다. “빅데이터가 뭐야? 데이터가 많으면 다 빅데이터 되는 거야? 그거 가지고 그러니까 뭘 할 수 있는 건데?”

축적된 경험만큼 다양한 답을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것은 빅데이터라는 것을 말로 표현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된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세상에 없는 분석 기술을 원하지 않는다. 스스로 이해할 수 있고 다시 설명할 수 있는,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정보를 원한다.

AI도 비슷하지 않을까? 기존에도 하고 있었던 일에 AI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AI라는 키워드의 가치는 금방 하락한다.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방법, 그리고 새로운 영역,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돈을 많이 써서 개발한 아니면 도입한 AI가 빛을 발할 것이다.


AI를 잘하려면 역설적이게도 연구실보다는 산업 현장에 있어야 한다. 책을 읽고 연구하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 내가 경제학을 전공했다면, 경제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을 만나 AI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내가 금융업 종사자라면 금융업계가 아닌 다른 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AI를 논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과 프로젝트도 필요하지만 AI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을 배우고 학습하고 적용하려고 하다 보면 이미 내가 익힌 기술은 옛날 버전으로 존재할 것이다.


빅데이터와 AI 모두 빠르게 적용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깊이보다는 속도가,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영역에 이해가 있는 사람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우리에게 전략이 필요하다면 이게 전부다. 향후 3개년, 5개년 계획을 세우기에는 빅데이터와 AI가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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