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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키오사우르스 Jan 29. 2024

데이터 가치평가, 네가 궁금해

데이터 그거 얼마나 해요?

데이터에 대해 가치평가를 한다는 말을 듣고 좀 놀랐다. 데이터 가치평가를 한다고? 그게 가능한 건가요? 왜 하는 건데요? 데이터에 대한 가치평가가, 필요할까?


이미 데이터를 시장에 공급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들의 데이터에도 가치평가가 가능할까? 평가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데이터 공급 금액이라는 게 100으로 나갔다가 상황에 따라서 10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물론 견적금액과 가치평가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가치평가를 통해 산정한 금액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까?  


데이터는 도메인 지식이 있어야 해석할 수 있다. '전기 데이터, '오염수 데이터' 이런 데이터를 누가 가치평가할 수 있을까?

데이터도 알면서 전기산업도 알고, 오염수 관련 지식도 있으면서 데이터에 대해서도 아는 전문가를 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까? 주관적인 평가가 되는 게 아닐까?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가치평가를 한 다음이다. 뭔가를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 결과를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가치평가를 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목적으로 가치평가를 하는지까지 어떻게 활용하는지까지 생각하고 평가하려고 한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가치평가야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그래서 그 결과를 어떻게 쓰는 건데요?


중소기업 데이터를 가치평가하면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

좋은 데이터인데, 수요가 없는 데이터는 어떻게 되는 거지? 가치평가받는데 비용이 들어간다면 그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는 건 아닐까? 어떤 기업들이 데이터 가치평가를 받으려고 할까? 데이터 수요자인 고객입장에서는 데이터 가치평가라는 제도가 어떤 의미일까?



데이터 가치평가라는 것에 대해 조금 찾아봤다.


-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데이터 가치평가기관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고 데이터 가치의 평가 기법과 가치평가기관 지정 및 운영 절차 등을 제시

- 공모를 통해 기술보증기금, 나이스디앤비, 신용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4개 법인을 데이터가치평가기관으로 지정

- 가치평가기관에 의한 데이터 가치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경제성 있는 데이터를 보유‧관리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및 금융 지원이 활성화 기대


가치평가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면, 머리가 아프니까 조금만 알아보자


- '데이터 가치평가기관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은 데이터 가치의 평가 기법으로 시장접근법, 수익접근법, 원가접근법 제시

- 유사한 사례를 참고하여 상대적 가치를 산정하는 시장접근법은 유사한 사례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을 경우 적용이 불가능

- 데이터 활용으로 발생할 미래의 경제적 효익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는 수익접근법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많아 신뢰성 문제

-데이터를 생산하고 구입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추정해서 가치를 책정하는 원가접근법은 해당 데이터의 경제적 효익을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



처음 도입되는 정책들이 적용되기까지는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데이터 가치평가라는 개념은 생각하면 할수록 현실과 이론의 차이가 계속 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공공기관에 처음 데이터 견적을 보낸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3가지 평가방법을 활용해서 견적을 낸다면, 평가방법이 없을 때보다 ‘근거 있는 견적서’가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 견적이 시장에서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다른 문제다.

한 개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상품이 1개가 아니고 10개, 20개, 100개까지도 있을 텐데 그럼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전체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는 걸까, 아니면 단위 상품별로 평가를 하는 걸까?


고객이 예산을 잡기 위해 데이터 견적을 먼저 요청했다면 어떨까? 예산을 어느 정도 잡아야 되는지 감을 잡기 위해 동종업종 여러 기업에 견적을 요청했다고 가정했을 때,  데이터 가치평가 방법에 따라 견적을 내면 지금과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르지?

아마 발주처의 예산 및 주변 경쟁 상황을 고려한 견적을 내부적으로 먼저 확정하고, 그 금액이 나오게 평가방법을 이용해 작업하는 일들이 생길 것 같은데...... 데이터 가치 평가 순서가 거꾸로 작동되는 것 말이다.


1) 1,000만 원에 견적 내야지

2) 시장접근법으로 산정해서 1,000만 원이 나오게 산정해야지


가치평가를 해서 보냈더니 고객이 자세히 뜯어보고 이건 이게 아닌 것 같고, 이건 조정이 가능할 것 같으니 다시 할인해서 보내달라고 요구할 것만 같다. 산정방식은 결국 시장에 공유가 될 테니 말이다.

고객이 할인을 요구할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지? 유사한 규모의 기업이 동일한 방법으로 가치평가를 했는데 금액이 천정부지로 차이가 많이 나면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가치에 어디까지를 담을 것인지도 아리송하다.

지금 현재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미래의 성장 가치까지 반영할 것인가?! 미래가치를 반영해야 될 것 같은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데이터 그 자체뿐만 아니라, 데이터 공급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연속적인 데이터 공급이 가능한지 여부, 전송하는 방법이 어떤지, 주기가 어떤지, 가공이 많이 필요한 작업인지, 있는 그대로 보내는 작업인지, 데이터를 둘러싼 환경들은 가치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걸까?


데이터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기업들에게는 어떤 베네핏이 있을까? 기업 가치가 높아지게 될까?


데이터에 대해 정의도 완료되지 않았는데, 데이터 그거 얼마나 하냐고 묻는 고객들이 꽤 있다. 필요한 데이터 규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고 하면, 그래도 평균적인 금액이 있을 거 아니냐고 물어오기 시작하는 고객들 말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서 받은 우리 데이터의 가치평가 금액은 100만 원이다. 근데 너한테는 특별히 50% 할인해서 50만 원에 줄게, 이렇게 되는 건가... 어렵다.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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