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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키오사우르스 Feb 05. 2024

데이터 상품과 서비스, 그 흔한 말

2024년 우리의 상품은 어디쯤에 있나


데이터 상품과 서비스,라는 말은 너무 익숙한 것 같다. 뭐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설명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자세히 설명하기엔 자신 없는 단어. 실제로 데이터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1. 어떤 배경에서 시작하는가


영업의 종류에는 인바운드 영업과 아웃바운드 영업이 있다.

인바운드라는 건 고객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을 때 우리의 상품을 잘 설명해서 계약까지 성사시키는 것이고, 아웃바운드 영업은 내가 먼저 이런 상품 있어요 하고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아웃바운드 영업에서 콜드콜이라는 말도 나온다. 콜드콜은 모르는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서 상품을 파는 영업 방식이다.


영업 방식을 설명한 이유는 데이터 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어떻게 시작되느냐에 따라 구분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상품을 만들 때에도 고객의 수요가 있어 만드는 경우가 있고, 수요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내가 먼저 만드는 경우가 있다. 후자는 내가 가진 자원이 시장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서 시작된다.


쉬운 것은 없는 법이지만 영업에서는 아웃바운드 영업이 어렵고, 상품은 고객이 이야기하는 바에 맞춰 개발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고객의 수요는 언제나 중요하다. 나의 취미생활로 상품을 만들 때에는 고객의 수요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상품일 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이다. 2024년 연초에도 많은 사장님들이 '우리의 고객을 제대로 알자', '고객이 최우선 순위', '고객 지향적으로 일하자'같은 말을 수도 없이 했을 것이다.


수요가 없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는 시장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혁신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말은 쉽지만 시장 수요를 만든다는 게 사실상 천재들에게나 가능한 일처럼 느껴진다.

이럴 때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야금야금 접근해 보는 일이다. 고객의 이야기를 통해 힌트를 얻고 조금씩 만들어가는 방식 말이다.


데이터 분야는 고객의 수요도, 데이터 상품도 아직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힘들고 또 그래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는 영역이다.




2. 데이터 상품의 구성


데이터 상품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베스트셀러 상품이 있고 스테디셀러가 있고 새로 개발한 신상품과 반값상품이 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데이터상품은 모양이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A라는 상품을 딱 만들어놓고, 자 필요하지? 사가라! 하면 좋겠지만, 고객별로 예산 규모도 다르고, 데이터 활용 목적도 다르고, 필요한 규격도 달라서 조금씩 상품을 손볼 수밖에 없다. 이른바 맞춤형 상품, 사람의 손이 들어가야 하는 상품(요즘은 이렇게 되면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이다.


상품은 이름이 중요하다. 이름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내용이 비슷해도 어떤 메일은 열게 되고 어떤 메일은 열지 않게 되는데, 너무 평범한 이름을 지으면 데이터에 강점이 있어도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경쟁사가 판매하는 상품 라인업과 비슷한 구조를 따라가면서도, 나만의 차별화된 상품도 필요하다.

상품 개수로 승부를 볼 필요는 없다. 데이터를 월별로 쪼개서 한 개의 상품을 12개의 상품으로 쪼개 올리기도 하는데, 글쎄…


상품 개발자라면 우리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뾰족한 데이터를 계속 찾아봐야 된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도 좋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상품이면 더 좋다. 소량의 제품을 생산해서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모두의 소망 아닐까?




3. 어떻게 거래하는가


데이터를 거래할 때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추출해서 보내주는 경우도 있고, 아예 일부 데이터를 열어주고 필요한 부분을 직접 작업해서 가져갈 수 있게 환경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오프닝 미팅을 통해 서로가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좋다. 대략은 아래와 같은 구조다.

(1) 1인가구 분석을 위한 소비데이터를 문의한다

(2) 공급사에서 데이터 항목을 만들어 제안한다

(3) 데이터 기간이나 항목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한다

(4) 데이터 항목을 확정하고 견적을 낸다

(5) 계약을 체결한다

(6) 데이터를 공급한다


단발성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양사가 신뢰하에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요청자도 계약 전에 미리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생길 수 있고 공급자도 작업하면서 이슈가 생길 수 있다.

계약서를 기준으로 법적인 해석만 문제 삼아 들고일어나기보다는 양사가 서로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협조하는 게 더 좋다. 사이좋게 지내라는 뜻이 아니라, 데이터 공급과 활용을 본 목적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의미다.

무엇보다 계약의 '갑'이 되는 데이터 수요자가 노력해야 한다. 요즘은 돈을 준다고 갑이 아니라, 업무를 많이 아는 자가 갑이다.  


데이터는 대부분 원본데이터 그대로 재판매가 금지되고, 공개된 플랫폼에 올리기 위해서는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데이터 성격에 따라 구매목적으로 정의한 내용 외로는 사용이 금지되기도 한다.




시장이 위축될수록 새로운 데이터와 서비스를 찾는 고객은 늘어나는데, 새로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업은 줄어드는 것 같다.


“데이터”상품 및 서비스라는 말을 밥 먹듯이 사용하면서도, 이것의 진짜 의미를 우리는 가끔 까먹는 것 같다.

상품은 어때야 하는가? 상품 개발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려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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