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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키오사우르스 Jan 22. 2024

데이터 결합이 돈이 될까?

“결합하면 좋은데 돈을 더 낼 생각은 없어”

결합은 두 가지 업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서 다른 데이터와 결합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우리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면 결합을 위한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이 되고, 제3의 고객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결합은 특별한 것이라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예시> 가명데이터 공급 및 수요자가 동일한 경우

고객 정보가 없는 A기업을 위해, B기업이 보유한 고객 속성 값을 붙이고 A기업이 결합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


<예시> 가명데이터 공급 및 수요자가 다른 경우

음식점 메뉴 판매 정보를 보유한 A기업과 고객 속성을 보유한 B기업이 데이터를 결합해서, 프랜차이즈 본사인 C기업에 분석 보고서를 공급하는 경우


데이터를 결합하면 개별로 작업할 때보다 오래 걸립니다. 결합기관에 의뢰하면서 비용도 발생합니다. 개인정보에 가까운 가명데이터를 다루는 일이니 여러 가지 제약과 행정 사항이 많아 귀찮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타가 오는 건 결합이 뭔지 모르는, 내부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는 기업과 데이터 결합을 하게 된 경우지요. 그야말로 정신이 번쩍 듭니다 ㅠㅠ



두 번째는 데이터 전문기관을 하면서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결합해 주는 것입니다. “결합 업무 관련한 프로세싱 대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익은 업무를 대행하고 나서 청구하는 금액이지요.


“데이터 전문기관”이라는 멋진 용어를 보고 속으면 안 됩니다. 업무를 들여다보면 노동집약적인 프로세스가 나타납니다. 자동화할 수 있고 시스템도 고도화할 수 있지만 ‘그렇게 투자할만한 일이냐!’ 즉, 투자 대비 수익의 관점에서 힘을 받기 어렵습니다.


후발주자들은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 투자한 돈을 회수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단 문을 열었으면 사람을 갈아 넣어서라도 뭔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어쩌면 회수되기 전에 라이선스를 반납할지도 모릅니다 ㅠㅠ)


수익 관점에서는 결합 사업이, 서비스 관점에서는 데이터 전문기관이 효과적입니다.

데이터 전문기관을 운영하면서 수익 창출을 1순위 목표로 두면 곤란합니다. 이 업무는 자체로 돈이 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원래 하고 있던 사업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성격으로 바라보면 꽤 괜찮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아 데이터 결합 하실 거예요? 줘줘, 내가 해줄게”

이렇게요,


시장은 계속해서 해상도 높은 데이터를 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돈을 더 낼 생각이 있는지는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


데이터는 ‘있으면 좋은 것’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있으면 좋은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줄이는 비용이 되었지요,

경기가 어려워져도 가계의 교육비 부담은 한 번도 줄지 않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데이터도 교육비 같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결합하면 좋지, 좋은데 돈을 더 낼 생각은 없어’

이건 진짜 수요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합할 수 있는데 너도 데이터 작업해야 한다’고 하면 고객은 인상부터 씁니다. 거기에다 ‘결합 과정에서 돈이 든다’고 하면 쐐기를 박는 셈이죠. 많은 사람들이 망설입니다.


자, 그럼 데이터 결합이 돈이 될까요?

데이터 전문기관이라는 단위 업무로는 돈을 벌기 어려워 보입니다. 각종 서비스들이 연결돼서 시너지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가 수익 사업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 통계데이터 공급이 결합으로 넘어갈 것이냐? 이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가명데이터라는 이유로 보관과 사용에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기관을 통한 데이터 결합>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뒤처질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 배에 올라탔으니 노를 저어야 합니다. 뒤로 밀리지 않으려면요.


결합 그거 귀찮다고요? 까짓것 한번 해보세요. 안 할 이유가 있나요? 데이터 세상에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망설임이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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