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헤매는 것 같나요?

오늘의 사유 : 목표

by 루누


모두가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양궁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국제 대회에 나가면 마치 미리 맡겨놓은 물건을 찾아오듯 선수들 목에는 한 개 이상의 메달이 자랑스럽게 걸려있지요. 그래서 양궁계에서는 집안싸움인 국가대표 선발전이 오히려 국제 대회보다 더욱 치열한 접전이라고 평가하곤 합니다.

그들은 실로 대단한 강심장을 지녔습니다. 세상 모두가 나만 보는 숨 막히는 적막 속에서도 과녁에 화살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물론이고, 어떠한 상황 변수 속에서도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습니다.

화살을 당기고 초점을 맞추는 그 미동 없이 진지한 눈빛은, 보는 이마저 숨을 멈추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 순간에 긴장감으로 호들갑을 떠는 건 늘 TV 앞에 앉아 있는 저입니다.

양궁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요.
일반인의 눈으로나마 패배하는 선수들의 패인을 분석하자면, 그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초점이 흔들리면서 과녁의 중심에서 멀리 꽂아버리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더라고요.


승리를 결정짓는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자세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정심과 집중력을 흔들리게 하는 상황들은 다양하겠지만 특히 가장 어려운 게 날씨의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활시위를 당긴 손을 놓자마자 힘차게 날아간 화살은 과녁까지 홀로 70m 거리를 주행합니다.

그 누구도 찰나의 기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날아가는 화살조차도 자신의 행방을 알 수 없죠.

화살은 바람이 불면 그 흐름을 타야 하고,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왠지 변화구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나풀거리며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네 모습을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생각해 보면요.


우선 기류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차례에는 잠잠했던 기류가 갑자기 내 차례에서는 흔들릴 수도 있지만, 바꿀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나의 초점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죠.


중심으로부터 시야를 넓혀서 바람의 흐름을 읽고, 그곳이 중심을 빗겨 난 곳일지라도 초점을 조율해 보는 겁니다. 직선으로 맞서려기보단 바람의 흐름에 화살을 태워서 바람을 아군으로 포섭해 보는 거지요.


처음에는 초점을 제대로 맞추기도 길을 잘 찾아가기도 어렵겠지만, 적어도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배움을 얻는 연습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여러 시도와 경험을 통해 바람의 흐름을 읽는 감각을 끌어올리고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다시 기회가 왔을 때 힘차게 활을 당겨보는 겁니다. 바람이 아니라 나의 감각과 판단을 믿으면서 말입니다.




모든 것이 흔들려도 과녁은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과녁의 중심과 먼 지점을 돌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엉뚱한 곳에서 길을 헤매는 것은 아닌지, 매일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불안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살과 과녁의 70m 거리에는 오로지 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갈래의 우회길이 있습니다. 비록 돌아갈지언정 그 길이 틀린 길은 아니지요.

결국 중요한 건 스스로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방향을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바람의 흐름에 화살을 태우는 감각을 쌓아가는 과정을 견딘다면,

빗나간 결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한다면,

화살은 언젠가는 과녁의 중심에 도달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말씀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흔들리는 건 당신의 눈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건 당신의 손이다.
명중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건 당신의 마음이다.
과녁은 늘 제자리에 있다."

여러분의 화살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사유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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